공모가 하회하는 종목 수두룩 합병실패해도 원금·이자수익 보장

최근 증시 침체로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SPAC) 기업시장도 냉기가 가득하다. 주가가 공모가(2000원)을 하회하는 스팩도 속출하고 있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이 스팩 투자 적기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합병실패를 감안할 때, 최대 이자수익(2%수준)이 정해져 있으니 가능한 싸게 사는 것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코스닥에 상장된 57개 스팩 중 15개가 9일 종가 기준으로 공모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케이비제6호스팩, 유안타제1호스팩은 각각 1855원과 1880원으로 1800원대까지 내려왔다.

골든브릿지제4호스팩, 키움스팩4호, 에이치엠씨3호스팩, 이베스트스팩3호, IBKS제3호스팩, 교보4호스팩 등은 1900원대다. 공모가인 2000원에 거래되는 스팩도 동부스팩3호를 비롯 14개에 달한다.

스팩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3년 이내에 비상장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조건으로 특별 상장되는 페이퍼컴퍼니다.

합병에 실패하더라도 청산과정을 거치며 원금(공모가)과 이자수익이 보장된다. 이 때문에 스팩 주가도 공모가인 2000원에서 플러스 20% 수준의 범위 내에서 움직이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코스닥 부진과 기업공개(IPO)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팩 종목들의 주가도 부진하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팩 시장은 코스닥 시장과 IPO 시장, 장외주식 시장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는데 최근 3가지 시황이 모두 스팩에 부정적인 상황”이라며 “상반기에 좋았던 중소형주가 최근 좋지 않은데다 IPO시장도 급랭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을 역이용, 오히려 스팩투자에 나서는 투자자들도 있다.

투자한 스팩이 합병에 성공해 30~40%에 달하는 수익을 올릴 수도 있고, 실패해 청산된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더라도, 공모가를 하회하는 스팩을 매입한다면 청산때 공모가 2000원에 2%대 이자를 돌려받아 차익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상장된 스팩의 대부분은 상장 1년이 넘은 상태다. 이런 투자 메리트를 노리고, 기관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스팩 종목의 기관매매동향을 살펴보면, 2000원 이하에선 매일 수천주씩 매수가 일어난다.

하지만 저평가된 스팩이라고 묻지마 투자는 곤란하다. 현재 상장된 스팩 57개 중 연간 합병가능한 기업은 10개 수준이다. 2010년이후 상장된 100여개 스팩 중 합병에 성공한 곳은 22개에 불과하다.

이한빛 기자 /


vick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