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직장인 A 씨는 점심을 먹은 후 가위바위보로 커피내기를 한다. 순수하게 재미로 시작한 ‘가위바위보’는 잘 멈춰지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커피내기에서 진 사람은 늘 내일을 기약했고, 짧은 순간 즐기는 짜릿함을 마다할 수 없었던 것이다. 이 칼럼을 연재하면서 주변에서 많은 얘기를 듣고 있다. 대체로 불법사설토토 등을 비롯해 도박산업에 그렇게 구조적인 문제가 심한 줄 몰랐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드문드문 ‘도박’ 자체에 대한 철학적인 질문도 있었다. 술자리 안줏거리로 도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도박의 역사’를 한 번 다뤄볼까 한다. 아무래도 이쪽 일을 하다 보니 남들보다 먼저 이런 기본적인 질문을 갖게 됐고, 나름대로 믿을 만한 자료를 먼저 접하게 됐다. 어쨌든 인간은 왜 경쟁과 내기에 중독되는 것일까?도박의 기원기원전 3,5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벽화에 짐승의 복사뼈를 던지는 그림이 발견됐다. 선사시대의 유물로 추정되는 복사뼈로 보아 약 4만 년 전부터 뼈를 던져 크고 작은 일을 결정하는 일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로마의 검투사들이 죽음의 향연을 펼쳤던 콜로세움, 그리고 성경에도 자주 언급되는 제비뽑기(유태인들은 논쟁이 벌어지거나 재산을 나눌 때 제비를 뽑았다고 한다) 등을 봐도 도박의 역사가 거의 인류의 역사와 비슷할 정도로 오래된 것은 확실하다. 한국에서도 삼국사기에 백제 개로왕이 고구려 간첩승 도림ㅌ과 (내기)바둑에 빠져 국사를 돌보지 않다가 나라를 망하게 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경주 안압지에서는 내기용 주사위로 추정되는 주령구가 출토됐고, 고려시대에는 투전과 척사(윷놀이)가 성행했다. 바둑, 장기 등의 잡기에 대한 기록이 숱하게 나오는 조선시대와 화투가 인기를 끈 일제시대, 그리고 해방 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일반에게 퍼진 카드(포커) 게임 등 이후의 역사는 말할 것도 없다. 역사적으로 국가가 허용한 도박의 범위는?그렇다면 국가는 도박을 어디까지 허용했을까? 조선 영정조 시대에는 어떤 놀이를 막론하고 재물을 걸고 도박한 자는 장 80대에 처한다는 기록이 있다. 역설적으로 그만큼 재물을 건 도박행위가 퍼져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숙종 때에는 도박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이 시행되기도 했다. 또 조선말에는 궁녀들까지 화투를 즐길 정도였고, 이에 분개한 순조가 화투를 갈기갈기 찢었다고 한다. 모든 역사에서 국가는 도박을 인정했다가, 불법화하고, 다시 어떤 이유에서든 다시 완화하는 등 오락가락을 반복했다. 또 동시대에도 어떤 도박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도박은 인정하지 않는 등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다음 사례들은 도박이 만연했을 때 그 반작용으로 나온 국가의 극단적인 도박금지조치라고 할 수 있다. - 고대 이집트: 도박을 전면 금지, 발각되면 노예형- 1190년대 영국: 하루 24실링 이상 걸지 못하도록 귀족들의 도박 금지- 1377년 프랑스: 카드게임 전면 금지, 1837년에는 모든 카지노 불법화 조치- 1910년 미국: 미연방 전역에서 한때 도박 금지도박정책도 늘 변한다도박에 대한 국가의 태도는 정보통신과 첨단과학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현대도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나라마다 혹은 지역마다 도박에 대한 허용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인류 역사에서 도박에 대해 국가의 행위에 있어 아직 정답이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즉, 음주나 섹스 산업이 그러하듯 도박도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거세되지 않는 한 영원히 계속될 테제라고 할 수 있다. 결론이 정해져 있지 않다면 해당 국가 차원에서 경제적, 사회적, 윤리적, 문화적 측면을 고려해 최적의 도박정책이 필요할 것이다. 또 당연히 한번 정해진 정책도 시대적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변화해야 한다. [컴퍼스·인포가이드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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