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회수, 프로그램 자금 유출, 달러강세, 중국 A주의 MSCI신흥국 지수 편입 등 여파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이탈은 올해도 ‘현재진행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일머니 회수 지속, 1분기 배당향 프로그램 자금 유출, 달러강세로 인한 환차익 매력 감소, 중국 A주의 MSCI신흥국 지수 편입 등 외국인 수급여건이 당분간 우호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 시장에서 3조 2450억원어치를 순매도 했다. 1일 하루를 제외하고 2일부터 30일까지 20거래일 연속 순매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매도세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저유가에 따른 오일머니 회수다.

주요 산유국의 재정 수지가 적자로 전환하면서, 국부펀드의 투자자금 회수가 일어난 것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9월~10월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전체 외국인의 1~2위를 차지했고, 6월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는 3조 6000억원에 달했다.

국제금융협회에서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78달러 이상이 되지 않을 경우, OPEC의 금융투자 규모가 현재 5000억 달러에서 1000억달러선으로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상 1분기는 지난 9월 동시만기 이후 유입됐던 배당향 프로그램 자금 유출시기다.

실제로 프로그램 순매매의 과거 10년 평균치를 분석해보면, 9월 동시만기 이후 7조원의 자금이 유입, 1월 이후 3월 동시만기까지 약 2조원 가량의 자금이 유출되는 패턴을 보였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달러강세도 한국주식의 환차익 매력을 낮추는 요인이다.

현재 1160원선인 원/달러 환율은 미국 두 번째 금리인상에 대한 우려가 확대될 수 있는 2~3월에 재차 강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순매수를 보면, 1120원~1130원 수준에서 순매수가 가장 크게 일어났다.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1100원 이하의 강세를 나타내지 않는다면 환차익 매력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중국 A주의 MSCI 신흥국 지수 편입도 걸림돌이다. 중국의 금융 규제 완화, 위완화의 SDR(IMF 특별인출권)편입 등으로 오는 6월 지수편입 가능성이 어느때보다 크다. 이같은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한국 투자비중은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하반기에는 이같은 분위기에서 전환, 글로벌 자금 유입이 기대된다. 김 연구원은 “1994년과 2004년에도 두번째 금리 인상 이후 달러가 약세로 전환했다”며 “상대적 원화강세에 따른 환차익을 기대할만 하다”고 말했다.

미국 금리인상이 완만하게 진행된다면, 그레이트 로테이션(대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금리인상 속도가 완만하다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은 자산으로 ‘머니 무브’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주식자산으로 머니 무브가 나타날 경우 주식형펀드에서는 선진국보다는 신흥국의 자금 흐름이 좀 더 우호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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