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직장인 A씨는 얼마전 환경부 공무원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색다른 경험을 했다. 반주로 소주를 마시려고 음식점 주인이 가져온 B회사 제품의 병뚜껑을 무심코 땄는데 앞자리에 앉은 공무원이 갑자기 참이슬로 바꿔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던 것이다. 이미 병을 땄는데도 도로 물리고 환경부 공무원들은 웬만하면 참이슬만 마신다고 양해를 구했다. 그래서 참이슬로 다시 가져와서 식사를 함께 했다. 왜 환경부 공무원들은 하고 많은 소주 가운데 참이슬만 고집할까?
처음에는 특정회사 제품에 대한 이같은 공무원들의 반응이 이상하게 생각됐다. 하지만 알고보니 다 이유가 있었다. 참이슬은 국내 시판되는 소주 중에서 유일하게 ‘저탄소인증’ 제품이었던 것. 찬찬히 살표보니 참이슬에는 탄소성적표지(탄소라벨)가 붙어 있고 ‘CO₂201g’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지난 12월 당사국 195개국 모두에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규정한 파리기후협정이 타결되면서 온실가스 감축이 전 지구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의 주무부처인 환경부 공무원들이 탄소배출 저감 노력에 앞장서는 회사의 제품을 애용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더 나아가 의무 사항일지도 모른다고 A씨는 생각했다.
참이슬은 하이트진로에서 만든 제품으로 지난 2013년 9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저탄소제품 인증’을 받았다. 참이슬 360ml 한 병 기준으로 제조전 단계에서 92.4g, 제조 단계에서 99.7g, 폐기 단계에서 8.5g을 배출해 총 201g의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탄소성적표지는 제품과 서비스의 생산 및 수송, 유통, 사용, 폐기 등의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해 제품에 부착하는 라벨이다. 일상 생활용품, 전자기기 등 모든 제품의 탄소배출량 정보를 공개하고 저탄소 상품의 인증을 통해 지구 온난화를 방지함으로써 저탄소 녹색생산과 녹색소비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탄소성적표지제도의 인증단계는 총 3단계다. 1단계 ‘탄소배출량 인증’은 제품생산의 전과정에서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이산화탄소 배출량으로 환산해 제품에 표시하는 것이고, 2단계 ‘저탄소제품 인증’은 동종 대비 4.24% 이상 탄소배출량을 줄인 제품에만 주어진다. 3단계인 ‘탄소중립제품 인증’은 배출권 구매 또는 탄소상쇄숲 조성과 같은 감축 활동을 통해 온실가스 발생량을 전부 상쇄하는 제품에 부여한다. 단계가 높아질수록 인증받기가 까다롭지만 더욱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라 할 수 있다.
박천규 환경부 대변인은 “탄소라벨이 부착된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저탄소 녹색소비를 실천하는 것이라서 환경부 공무원들은 소주를 마실때 뿐만 아니라 일상 생활에서도 탄소라벨이 있는 제품을 구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 같은 친환경소비문화가 국민들에게 더 많이 알려져 녹색소비문화가 확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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