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수형자가 다른 형사재판에 피고인으로 출석할 때도 사복 착용을 금지한 법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미결 수용자와 달리 수형자는 수사ㆍ재판 때 사복을 입을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88조를 헌법 불합치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형집행법은 미결수의 재판ㆍ수사 때 사복 착용을 허용하고 변호인 접견이나 서신을 주고받는 데도 제한을 두지 않고 있다. 무죄로 추정 받기 때문이다.

이 법 88조는 수형자가 별건 형사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경우 마찬가지로 변호인접견 등의 제한을 풀었지만 법정 등에 출석할 때 사복 착용은 허용하지 않는다. 수형자는 징역ㆍ금고ㆍ구류가 확정됐거나 벌금 등을 내지 않아 노역장 유치명령을 받은 사람을 말한다.

헌재는 수형자라도 다른 사건의 재판에서는 무죄 추정의 원칙이 적용되지만 사복 착용을 금지하면 검사나 판사에게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헌재는 “사복착용 금지는 이미 수형자 지위로 크게 위축된 피고인에게 인격적 모욕감과 수치심 속에서 형사재판을 받도록 하는 것”이라며 “피고인의 방어권을 필요 이상으로 제약해 실체적 진실의 발견을 저해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이 법 88조를 단순위헌으로 결정하면 같은 조항에 규정된 변호인 접견 규정 등이 함께 사라져 법적 공백이 생긴다며 헌법 불합치 결정했다. 해당 조항은 올해 12월31일을 시한으로 법을 바꿀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민사재판 때는 이 법 조항을 합헌으로 봤으나, 반대의견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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