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협상 타결을 놓고 한일관계 국제법 전문가들은 내용 면에서 진전을 이뤘지만 절차상 부족한 점이 크다고 지적했다.
5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주최로 열린 ‘위안부 문제 타결의 의미와 과제’ 정책세미나에서 이원덕 국민대 일본연구소장은 내용면에서 ‘아시아연대 회의 해결안’(2014년 6월)과 ‘사사에 안’(2012년 3월) 등 종전의 합의보다 상당한 진전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소장은 ▶일본정부의 책임을 인정했다는 점 ▶총리 대신이 일본정부를 대표해 사죄반성을 표명한 점 ▶일본정부 예산으로 배상적 조치를 실시한다고 합의한 점 등을 그 근거로 들었다. 기존 아시아 여성기금(국민기금)이 도의적 책임만을 언급하고 정부 예산이 아닌 국민의 모급액으로 위로금을 지급하려 했으며, 사사에 안은 인도적 조치를 전제로 일본정부의 책임 인정이 불분명했다고 이 소장은 설명했다. 이 소장은 정부의 책임 인정과 사죄금 300만엔 지급을 주용 내용으로 한 2012년 11월의 ‘사사키-이동관 안’보다도 꽤 진전된 내용이라고 이번 합의를 평가했다.
그는 “법적 책임을 100% 인정받았다곤 할 수 없으나 일본정부가 책임을 인정하고 사죄반성을 표명한 후 그 후속 조치로 정부에산을 사용해 명예회복과 상처치유 사업을 실시한다고 한만큼 사실상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가장 바람직한 해결책은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특별법을 제정해 이에 따른 배상조치를 이행하는 것이지만 “민주당 정권 시에도 국회상정 시도조차 못했다”며 “일본의 정치적 지형을 고려하면 당분간 실현이 불가능한 해결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베 정권이 역사수정주의 입장에서 위안부 모집의 강제성을 부정하는 등 낙제점 수준의 위안부 인식을 지닌 아베 총리로부터 공식적인 사죄반성 입장 표명을 얻어낸 것은 나름의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했다.
또 피해자들의 평균연령이 89세에 이르렀단 점에서 이번 타결 기회를 놓쳤을 경우 위안부 문제는 영구 미해결 문제로 표휴했을 수도 있다고 이 소장은 밝혔다.
이근관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내용면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이번 합의를 통해 일본 정부가 명확한 형태로 법적 책임을 인정한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여성기금 등 과거 방안에 비해 진전된 형식으로 책임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이번 합의를 ‘도의적 책임’ 차원에서 벗어나 ‘법적 책임’ 방향으로 나아간 형태의 외교적 절충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교수는 외국의 사례에서도 ‘불행한 과거사’는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기초 위에서 문제를 해결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번 합의를 이끌어 내는 과정에는 두 전문가 모두 후한 점수를 주지 않았다. 이 소장은 “피해자 및 지원 단체들과 긴밀한 사전 교감, 소통과정이 부족했단지적에 대해 정부가 겸허하게 수용하고 지금부터라도 적극적인 소통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앞으로 일본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소장은 “일본 총리나 외상이 외안부 피해 할머니를 직접 방문해 진심으로 사죄반성을 표명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타결안에서 최종적 해결, 불가역성을 언급한 것은 양국 정부의 상대에 대한 신뢰 부족 때문”이라며 “‘최종적, ‘불가역적 해결’이란 의미는 기시다 외상이 표명한 조치가 성실하게 이행된다는 것을 전제로 한일 정부가 정부 차원의 외교교섭 의제나 쟁점으로 더이상 위안부 문제를 다루지 않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 역시 “일본 정부는 합의문의 문자뿐 아니라 그 정신도 존중해 합의의 취지와 목적을 훼손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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