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드벨벳·러블리즈·트와이스… 긴 생머리·청순이미지 아이돌 돌풍 ‘여자친구’는 ‘꽈당 직캠’으로 화제 섹시·자극적 콘셉트 대중들 피로감 소녀들 순수한 이미지 선망 추세 작년 이어 올해도 맹활약 기대

첫사랑의 이미지, 긴 생머리와 흰색 원피스가 잘 어울리는 가녀리고 순수한 여성 멤버들. 지난해는 유달리 ‘소녀돌’이 큰 사랑을 받았다. 레드벨벳, 러블리즈, 여자친구, 트와이스까지, 순수하고 밝은 소녀다움을 드러낸 걸그룹들이 각광받으면서 ‘소녀돌 전성시대’가 열렸다.

이는 한때 가요계 주류였던 섹시 콘셉트나 ‘센 언니’ 스타일의 걸그룹들이 다소 주춤한 상황과 맞물려 더욱 두드러졌다. 그 많던 ‘센 언니’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한물간 줄 알았던’ 소녀콘셉트가 다시 가요계를 접수한 걸까.

소녀돌의 각축장이었던 한해=지난 2014년 하반기 데뷔한 레드벨벳과 러블리즈가 ‘소녀 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SM엔터테인먼트의 5인조 걸그룹인 레드벨벳은 매혹적이고 여성스러운 ‘레드’ 콘셉트와 발랄하고 소녀다운 ‘벨벳’ 콘셉트트를 내세웠다. 두가지 콘셉트로 다채로움을 추구하겠다는 포부다. ‘아이스크림 케이크’와 ‘덤덤(Dumb Dumb)’ 등을 연달아 발표하며 여성스러우면서도 밝고 귀여운 모습으로 대중에게 이미지를 굳혔다.

러블리즈는 가수 윤상이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아 화제가 된 8인조 걸그룹이다. 이름부터 소녀들의 ‘사랑스러움’을 겨냥했다. 대표곡인 ‘아츄(Ah choo)’에서 “내 맘에 꽃가루가 떠다니나봐”라는 가사는 소녀들의 설레임을 어필하기에 충분했다.

지난해 데뷔한 여자친구와 트와이스도 이 추세를 이었다.

6인조 걸그룹 여자친구는 이름처럼 ‘내 여자친구일 것 같은’ 콘셉트를 내세웠다. 특히 한 무대에서 ‘오늘부터 우리는’을 부르다 빗물에 넘어져 ‘꽈당’하는 ‘직캠(팬이 무대를 찍어서 공유하는 동영상)’이 올라오면서 ‘열일(열심히 일)’하는 소녀돌로 일순간 상승세를 탔다.

트와이스는 JYP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지난해 가장 늦게 등장했지만 그만큼 소녀들의 에너지도 강하다. 한국, 대만, 일본출신 멤버 9명으로 구성돼, 멤버들만의 발랄한 개성이 대중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왜 ‘소녀 콘셉트’인가=돌이켜보면 ‘소녀’에 대한 열망은 어느 시대나 있었다. ‘국민 첫사랑’이나 ‘국민 여동생’이 계보까지 생겨나면서 이어지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소녀 이미지가 단지 남성들에게만 어필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에는 ‘걸크러쉬(여성이 여성에게 호감을 갖는 것)’도 화두다. ‘우리 학교에 있을 법한 예쁜 친구’, ‘옆집 언니같은 친근함’이 여성들도 소녀돌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된다. 게다가 트와이스의 다현이 ‘독수리 춤’을 보여준 것과 같이 의외의 ‘반전매력’까지 갖춰지면, 일석이조다.

또 가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소녀콘셉트는 “유용한 점이 많다”. 소녀들의 성장하는 모습을 차례대로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데뷔 초 10대였던 소녀들이 점점 성장하면서 고등학생도 되고, 대학 새내기도 되고, 점차 성숙한 여성이 되는 모습까지, ‘소녀들의 성장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그 많은 ‘센 언니’들은 어디로…=2000년대 후반에 등장한 걸그룹들은 짙은 화장, 짧은 치마나 바지, 선정적인 춤을 보여주는 섹시콘셉트이거나, 일렉트로닉 음악이 기반이 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다소 딱딱한 ‘센 언니’ 들이 대부분이었다. 전자는 에프터스쿨과 포미닛, 후자는 투애니원과 에프엑스가 이에 해당된다. 네 그룹은 모두 2009년에 데뷔했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는 당시 유행한 음악의 흐름과도 무관치 않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당시는 일렉트로닉 음악이 막 부흥하기 시작했을 때”라며 “음악에 맞춰 걸그룹 콘셉트를 잡는 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에프엑스나 투애니원 같은 독특한 ‘센 언니’ 콘셉트도 등장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대중들이 당시 청각보다 시각적인 퍼포먼스를 좋아했기 때문에 섹시콘셉트가 두드러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들어 이같은 걸그룹이 주춤한 데는 반복된 자극적인 콘셉트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블리즈 소속사 울림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소위 ‘야한’ 퍼포먼스가 너무 강조되면서 논란도 많았고, 이에 식상함과 피로감을 느낀 대중들이 순수한 이미지의 아이돌을 선망하는 상태가 오래 지속돼 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소녀들의 시대는 계속 이어질까=업계 관계자들은 당분간 이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대표적인 소녀돌 소속사들도 순수ㆍ청순 콘셉트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림엔터 관계자는 “러블리즈는 음악적 스타일을 순수함으로 유지하면서 그 안에서 새로운 모습을 찾으려 한다”라며 “당분간 사랑스러운 콘셉트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소녀돌의 ‘선배’ 격인 에이핑크의 소속사 에이큐브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도 “2011년 데뷔한 이래 줄곧 친근한 소녀같은 이미지를 고수해 왔다”라면서 “마음이 크게 변화하지 않는 한 계속 이미지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약간 변화를 준다고 해서 완전히 섹시콘셉트로 가지는 않고 소녀다움을 지키는 선에서 변화를 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를 화려하게 장식한 소녀돌의 활약은 올해도 이어질 예정이다.

러블리즈는 최근에 낸 싱글 활동을 이어가며 올해 중 해외에 진출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자친구는 1월을 목표로 신곡을 준비 중이다. 레드벨벳과 트와이스도 새로운 모습으로 팬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이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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