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국내 금융권이 예상과 달리 지난 4분기 양호한 실적을 보이며 지난해 연간 순이익 규모도 전년 수준을 웃돌 것으로 전망됐다. 구조조정에따른 충당금 폭탄이 우려됐지만 부동산 규제 완화로 대출이 큰 폭으로 늘었고 기업 구조조정 대비 충당금 폭탄도 일부 국책은행이나 특수은행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지난해 실적 추정치를 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4분기 전년동기 4%가량 늘어난 352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순이익 역시 지난해보다 늘어난 2조 3482억원으로 추정돼 무난히 ‘순이익 2조원 클럽’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2014년 2조811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KB금융지주는 지난 한 해 1조6528억원의 순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1조 4151억원)대비 17%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4분기 순익 예상치도 2916억원으로 전년 동기(2070억원)보다 40%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조기통합을 마무리한 하나금융지주는 2015년 1조76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년 만에 1조원대 당기순이익 달성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2014년 당기순이익 9377억원보다는 14.8%(1390억원)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 예상치도 883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2.1%(370억원)증가할 것이란 분석이다. IT부문이 통합되는 올해 6월 이후 본격적인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민영화를 위해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펴고 있는 우리은행은 1조원 이상의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익이 1년 전 같은 기간에 비해 40% 급등한 8402억원을 기록해 주목받은 바 있다.

저수익 기조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이 이 같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유가증권 처분이익 등의 비이자이익 증가 때문이다. 또 순이자마진(NIM) 하락 추세에도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견조한 대출증가세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각 주요은행들의 대출성장률은 평균 9%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 됐다.

대기업 구조조정안의 여파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은행별로 아직까지 충당금 규모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충당금 적립은 특수은행(산업은행, 수출입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대상 기업에 대한 금융권 추가 충당금 1조5000억원은 국책은행에 집중된 것으로 보인다”며 “4분기 중 은행들의 충당금 부담 증가는 대기업 구조조정에 인한 것이라기 보다 STX조선해양에 대해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에 대한 충당금 부담은 우리은행이 2500억원, KEB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이 500억원 수준일 것으로 전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