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분당판교=황정섭 기자]'인상주의는 한마디로 어둠에 대한 빛의 승리다'인상주의 회화를 전시하고 있는 미술관 내부의 설명문구다. 이에 비해 전통회화는 명암의 강렬한 대비법(콘트라스트 기법)을 통해 어두운 색이 밝은 색을 지배하는 형태라는 것이다. 인상주의 화가들이 기존의 실내작업실을 떠나 야외작업을 통해 빛의 회화 시대를 열고, 초창기 조롱의 대상이었던 인상주의 작품이 나중에 미술사의 가장 중요한 사조로 등장한 것을 감안하면 이 문구만큼 인상주의를 명료하게 표현한 것도 드물다.
인상주의 회화를 한 눈에 시대별, 지역별로 체계있게 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풍경으로 보는 인상주의'다. 인상주의의 선구자인 부댕, 코로, 쿠르베의 작품부터 인상주의의 대미를 장식했던 나비파와 야수파 작품에 이르기까지 6개 파트로 나누어 전시했다. 특정 화가의 작품이 대부분 1~2점에 불과해 인물 중심의 감상은 기대하기 어렵다. 대신 마네, 르누아르, 세잔 등 흔히 알고 있는 화가는 물론 평소 국내에서 접하기 어려운 피사로, 시슬레, 모리조, 카유보트 등 주요 인상주의 화가를 만나면서 이 중요한 미술사조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이해하는 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다. 40여명의 인상주의 화가가 그린 70여점의 유화가 전시됐다. 독일 쾰른 발라프 리하르츠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들이다. 고흐의 '랑글루아 다리'(1888), 세잔의 '엑상프로방스의 풍경'(1879) 등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그림과 마네의 '아스파라거스 다발'(1880) 등 회화적 중요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시냑, 크로스, 핀치 등 신인상주의 화가의 다양한 점묘 그림을 한번에 볼 수 있고, 리버만, 우데 등 독일 인상주의 작가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모든 미술작품이 마찬가지지만, 특히 인상주의 회화는 사진이 아닌 실제로 봐야 진가를 알 수 있다. 빛 속에서 그림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이곳 미술관은 비록 인상주의 작품의 보고(寶庫) 오르세미술관처럼 자연광(부분)은 아니지만 실내조명 빛만으로도 질감과 생명감이 잘 전달된다. 긴의자를 곳곳에 배치해 앉아서 여유롭게 감상할 수도 있다. 전시장 입구와 6개 파트 벽면마다 설명이 잘 되어 있어 감상에 도움이 된다. 전시장 출구 직전 복도에 쓰여진 설명도 좋다. 하루 4~5회의 도슨트 설명과 오디오가이드 대여도 있다. 매일 오전 10시 30분에는 어린이를 위한 도슨트 설명이 따로 있다. 오는 4월 3일까지 열리며, 매월 마지막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jshw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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