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올해는 병신(丙申)년, 원숭이 해다. 원숭이는 과거 한반도에도 널리 서식했다.

‘삼국유사’에는 신라 법흥왕 14년(527년) 때 이차돈의 목을 베자 ‘원숭이들이 떼 지어 울었다’는 대목이 나온다.

또 조선왕조실록에는 1394년(태조 3년) 일본 사신이 왜구에게 잡혀간 양민을 돌려보내며 원숭이를 바쳤다고 기록했다. 세종대왕은 제주도에서 사육하는 원숭이를 잘 기르고 번식시키라는 명을 내리기도 했다.

훨씬 앞선 구석기 시대에도 흔적이 있다. 1973년 6월 충북 제천시 송학면 포전리 용두산 점말동굴의 퇴적층 일부가 드러났는데 이곳에서 구석기 시대 짐승 화석들이 발견됐다.

연세대 박물관 조사단은 그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발굴을 시작, 1980년까지 구석기 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4000여점의 유물을 찾아냈다.

여기에는 지금은 없는 짧은꼬리원숭이 뼈가 포함돼 있어 일반인들을 놀라게 했다.

이어 1976∼1983년 발굴조사가 이뤄진 충북 청주시 문의면 노현리 두루봉동굴에서는 큰원숭이 위턱과 아래턱 뼈가 출토됐다.

1986년 한 교사에 의해 발견돼 최근까지 6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이뤄진 충북 단양군 가곡면 여천리의 삼태산 남쪽 중턱에 위치한 석회암 동굴 구낭굴에서도 큰원숭이 아래턱 뼈와 위턱 어금니가 있었다.

2004년 발굴작업이 이뤄진 강원도 영월 연당 쌍굴에서도 역시 같은 큰원숭이 종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8점이 나왔다.

학계에서는 이를 토대로 약 20만∼30만년 전 한반도는 원숭이가 서식하기 좋은 아열대 기후였고, 원숭이가 당시 인류의 좋은 먹잇감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한반도 원숭이와 현 일본원숭이와의 관계다.

일부 연구자들은 당시 한반도와 일본 등 주변 지역이 모두 육지로 연결돼 있어 이들 원숭이가 유사한 종이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 두루봉동굴에서 발견된 원숭이 뼈와 현 일본원숭이 뼈는 외관상으로 상당히 유사하다.

다만 일본원숭이는 현 생태계에 맞게 진화해온 반면 한반도 원숭이는 기후 변화등에 적응하지 못했거나 천적인 호랑이 등 고양잇과 대형 육식동물이 많아 멸종했을 것으로 보는 가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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