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원 규모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을 책임지고 운용해 ‘자본시장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ㆍCIO) 자리를 놓고 4명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전문성이 중요한 고려 요소가 돼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11일 보건복지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취임한 전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의 문형표 신임 이사장이 업무를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CIO가 내정되었다는 설이 한때 퍼지는 등 혼탁 양상이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 CIO 자리는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상 운용의 독립성 및 전문성이 확보돼야 할 중요한 자리로, 정치적인 이유로 내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 차기 CIO 후보는 강면욱(57)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권재완(59) AJ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이동익(58)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정재호(58) 유진PEF 대표(한글 자음순) 등 4명으로 압축됐다.
경북 출신 강 전 대표는 대구 계성고와 성균관대 통계학과를 졸업했다. 그는 안종범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의 고등학교, 대학교 1년 후배로 강 전 대표와 안 수석의 나이는 만 57세(1959년생)로 같지만 안 수석이 1년 먼저 학교를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출신인 정 대표는 보성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특히 그가 성대 법학과를 졸업했다는 사실 하나로도 현 정권의 실세들과 연계를 짓는 시각이 많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성대 법학과 77학번이다.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곽상도 전 민정수석 등도 성대 법학과를 나왔다. 정 대표는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CIO) 경력이 있는 자산운용전문가다.
경북 출신인 권 부사장은 대구고와 경북대 경영학과를 나왔다. 권 부사장은 대구고 출신이란 점이 눈에 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를 비롯 임환수 국세청장,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 이순진 합참의장 등이 대구고 출신이다. 다만 홍완선 현 국민연금 CIO가 대구고 출신이란 점은 걸림돌이다. 경복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나온 이 전 부사장은 해외 및 대체투자 경험이 풍부한 것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 그러나 현 정권 유력 인물과의 학연은 없는 상황이다. 이 전 부사장은 조지워싱턴 경영대학원을 나와 스틱인베스트먼트,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등을 거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현 정권에서 성대 출신이 두각을 보인 것이 이번 국민연금 CIO 선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안종범 경제수석이 미는 강 전 대표는 메르츠자산운용 경영경력은 있으나 CMO출신으로 기금을 운영한 적이 없어 국민들의 노후보장용 연금을 맡긴다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며 “성대 인맥이면서도 자산운용전문가로 전문성도 검증받은 정재호 대표 카드가 유력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016년 새해부터 저금리와 글로벌 성장률의 저하에 따라 투자환경이 급격하게 나빠지면서 요동치는 글로벌 금융환경속에서 500조원의 자금이 수장없이 흘러가고 있다”며 “이런 시장환경 속에서 CIO는 자산운용경험이 풍부하고 대체투자와 해외투자 부문에 강점을 갖춘 인물이 와야 현재의 위기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현 정부의 실세와 고등학교 동문이며 특정 지역에 연고가 있다는 이유로 CIO를 내정한다면 국민연금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최광 전 이사장과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 서로간에 상처만 남기고 난 후 새 이사장을 맞이 했고 4인의 CIO후보 중에 한 명이 임명을 기다리고 있다. 새 CIO는 이번주말께 최종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대우 기자/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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