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기 신임 중앙회장에 당선… 비리 복마전 불명예 회복-성장정체 농업활로 찾기-실적 개선 등 과제 산적
김병원 전 NH농협무역 대표가 농협중앙회 민선 5기 회장에 선출됐다. 올해 62세로 전남 나주가 고향인 김 당선인은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3선)을 역임했다. 1988년 민선 이래 첫 호남출신 회장이다.
앞으로 4년간 농협을 이끌게 될 김 당선인은 오는 3월 개최 예정인 결산총회 다음날부터 농협중앙회장으로서 직무를 수행하게 된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 직이지만 조합원 230만여 명, 자산 430조원(SK그룹 약 두배), 31개 계열사에 8800여명의 직속 임직원 등 거대 조직을 대표하는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자리다.
김 당선인은 12일 농협중앙회에서 전국 대의원 조합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임시 대의원회에서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전체 유효 투표수 289표 중 56.4%인 163표를 얻어, 126표를 얻은 이성희 후보를 제치고 역전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선거에는 이성희, 최덕규, 하규호, 박준식, 김순재, 김병원(기호순) 등 6명의 후보가 출마해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얻은 후보가 없어 1차 투표에서 1, 2위를 차지한 이성희 후보와 김병원 후보가 결선에 나서 경합 끝에 김 당선인으로 결정됐다.
하지만 김 당선인의 앞날은 험난해 보인다. 농협 자체가 복마전(伏魔殿)이라는 불명예를 환골탈퇴 이상의 노력으로 벗어던지라는 농심의 주문이 그 어느 때보다 엄정하다. 부패 근절을 포함해 농협 전반의 강도 높은 개혁을 취임 첫날부터 실천에 옮겨야 한다. 민선 1~3기 전임자들이 줄줄이 구속됐고, 최근까지 농협 핵심 주변에 비리 악취가 진동하는 상황을 어떻게 해소하느냐에 ‘김병원 호’의 성패가 갈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풀어야 할 경영과제도 만만치 않다. 농업성장 정체와 농민조합원 감소 등 환경 변화에 대응해 농업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 농협 금융지주의 저조한 실적도 개선해야 한다. 상호금융 특별회계의 운용수익률도 저조하다. 중앙회 차입금도 뜨거운 감자다. 농협 공제 수수료와 카드수수료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수익성도 날로 악화하고 있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값싼 중국 농산물의 유입이 본격화하면 농업 전반에 타격도 불가피하다.
김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임기 4년 중 절반은 조합원 곁이 있겠다며 현장경영을 유독 강조했다. 쌀값 폭락에 농협이 주인의식을 갖고 해결하라는 현장의 울분을 농협양곡대표를 지낸 김 당선인이 어떻게 풀어낼지도 관심거리다. 과제가 많은 만큼 그에게 거는 기대 또한 크다.
황해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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