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상업은행 나쁜 정기 잇단 액운 옛 제일은행 서슬퍼런 의금부자리

본점이 들어선 입지에 따라 은행의 흥망이 갈렸는데, 대표적인 곳이 지금은 한국은행 별관인 옛 상업은행 본점이다.

이 건물은 삼각형 대지에 지어졌는데 소공로, 남대문로와 남산 3호 터널길이 마주한다.

특히 삼각형 모양의 모서리가 남산에서 뻗는 나쁜 정기를 정면에서 맞는 형상이라 풍수지리학자들은 터가 좋지 못하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이런 내용을 전해들은 정지태 전 상업은행장은 남산 3호 터널 쪽을 바라보고 있던 행장실 집기 배치를 북쪽 시청 방향으로 바꾸고 막아놨던 액운을 흘려보내기 위해 남문도 다시 텄다.

그래도 사고는 끊이질 않았다. 상업은행은 3호 터널이 개통된 이후 어음사기사건, 지점장 자살, 한양사태 등 굵직한 금융사고에 시달리며 1997년 IMF 이후 한일은행(현 우리은행)과 합병됐다.

우연의 일치인지 상업은행이 남문을 낸 이후 상업은행 본점과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는 한국은행에서 사고가 잇따라 터졌다.

1995년 부산지점 헌돈 불법 유출사건부터 1996년 구미 사무소 현금 사기 사건까지 줄을 이었다.

상업은행이 본점을 옮긴 이후 이 건물은 한국은행에 인수됐다. 리모델링된 건물은 외관을 온통 유리로 마감하고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다. 액운을 처리하기 위해서였다.

롯데백화점 본점 맞은 편에 있는 옛 서울은행 본점(현 이비스호텔)도 금융회사로서는 터가 좋지 않다고 평가됐다. 광교 사거리에 있는 옛 조흥은행 본점도 과거 건물 외관이 칙칙한 검은 색이어서 나쁜 기운을 받았다는 얘기를 들어야 했다. 현재는 외관을 밝게 바꾸고 신한은행이 들어와있다.

옛 제일은행의 본점이 위치한 서울 종로구 공평동 100번지는 조선시대 서슬 퍼렇던 사정기관인 의금부가 자리잡았던 곳이다.

황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