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4명의 아버지, 4명의 아들이 대를 이어 잠수함 승조원이 된다.

해군은 15일 경남 창원 진해구 소재 해군잠수함사령부에서 잠수함 기본과정 30기 수료식을 열고 129명의 수료생을 배출한다. 부사관으로서 잠수함 승조원의 길을 걷게 된 수료생들 중 4명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 잠수함 승조원의 길을 걷게 된다.

김민수 중사(24, 부사관 228기), 박현진(21, 부사관 241기) 하사, 김영민(21, 부사관 243기) 하사, 임영규(20, 부사관 243기) 하사가 그 주인공.

이들은 수상함에서 근무하다가 지난해 6월 잠수함 승조원에 지원해 父子 잠수함 승조원 시대를 열게 됐다.

해군 관계자는 “해군에서 지난 1991년 7월 잠수함 기본과정 교육을 시작한 이래 부자 잠수함 승조원이 배출된 사례는 몇 차례 있었지만, 4가족이 동시에 탄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수상함에 비해 비좁고 열악한 근무 환경과 깊은 바다 속에서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잠수함 승조원 임무를 부자간에 대물림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아버지와 아들들은 잠수함 승조원의 길 뿐 아니라, 임무까지 대물림하게 된다.

잠수함 승조원 부자 중에서 박현진 하사는 부친 박병남 원사(48, 부사관 111기)와 같은 ‘전기부사관’이다. 전기부사관은 디젤잠수함의 추진동력인 축전지와 배전분야를 담당하는 직별이다.

박 원사는 해군 첫 번째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독일에서 인수해 온 잠수함 역사의 산 증인으로 알려졌다. 잠수함 승조원이 된지는 24년이나 됐고, 장보고함(209급) 6년을 비롯해 이천함(209급), 손원일함(214급)과 현재 타고 있는 잠수함까지 잠수함에서 근무한 경력만 18년에 달한다.

김영민 하사와 부친 김우승 원사(54, 부사관 78기)는 같은 ‘조타’ 직별이다. 조타부사관은 잠수함의 방향을 잡는 타를 조종하는 임무 등 항해분야를 담당한다. 김 원사는 1992년 잠수함 기본과정 1기를 수료하고 209급 잠수함 2번함인 이천함에서 첫 잠수함 근무를 시작해 이종무함(209급) 등에서 10년간 근무했다.

조타부사관 후배인 아들 김영민 하사도 첫 잠수함 근무를 이천함에서 시작하게 돼 이들 부자는 같은 직별로 같은 잠수함에서 첫 근무를 하는 특별한 인연의 주인공이 됐다.

디젤엔진을 담당하는 내연부사관으로 이천함에 부임하게 된 임영규 하사와 부친 임행묵 원사(49, 부사관 101기, 의무)도 이천함과 인연이 깊다. 1994년 잠수함 기본과정 2기를 수료한 임 원사는 최무선함(209급)에서 3년간 근무하고 이후 총 8년간 3차례에 걸쳐 이천함 의무장으로서 전우들의 건강을 돌봤다.

임 하사는 “잠수함에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아버지에게 가장 먼저 ‘보고’ 드렸다. ‘잠수함 근무가 결코 쉽지 않다’며 처음에는 걱정을 많이 하셨는데 지금은 누구보다도 더 많이 격려해 주신다”며 “이천함 승조원들의 건강을 세심하게 챙겼던 아버지를 본받아 이천함의 엔진 주치의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갑판부사관인 김민수 중사는 2014년 잠수함 기본과정 29기에 지원했으나 ‘색약’ 판정을 받아 탈락했다. 이후 2015년부터 잠수함 승조 자격이 완화되면서 다시 지원해 부친 김선겸 원사(50, 부사관 89기, 전탐)의 뒤를 이어 잠수함 승조원의 꿈을 이루게 됐다.

김 중사는 “잠수함 승조원의 원조라 할 수 있는 아버지로부터 어렵고 힘든 잠수함 승조원의 길을 아들이 스스로 선택해 대견스럽다는 말을 듣게 되어 자부심을 느낀다”며 “한 평생 대한민국의 바다를 지켜 온 아버지 못지않게 최고의 잠수함 승조원이 되어 우리 영해를 지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선겸 원사는 자신의 뒤를 이은 아들에게 “잠수함은 한 명의 실수로도 전 승조원이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에 각자의 역할과 책임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본에 충실하고 자신이 하는 일에 정통해야 하며, 행동에 앞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신중한 승조원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잠수함 기본과정은 잠수함 승조원이 되기 위한 첫 번째 관문이다. 1년 이상의 수상함 경험이 있는 장교와 부사관 중에서 우수 자원을 선발해 6개월간의 교육훈련 끝에 배출된다.

교육과목은 수중음향학, 해양학, 잠수함 전사(戰史) 등 잠수함에 대한 기본지식, 탑재장비에 관한 이론과 운용기술 및 작전운용, 비상탈출훈련과 소화방수훈련 등 생존에 필요한 기본 훈련들로 구성돼 있다.

기본과정을 마친 수료생들은 이후 각 잠수함에 배치돼 6개월 이내에 함장이 주관하는 잠수함 승조원 자격부여제도(SQS) 시험을 통과해야 진정한 잠수함 승조원이 된다. 이 시험을 통과하면 제복 상의 왼쪽에 잠수함 휘장을 부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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