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서울시 청년수당제도는 합의되지 않는 사회보장제도라며 소송 -서울시, “지자체 고유 청년일자리 사업의 일환 문제 없다” 주장 -결국 대법원에 판단 맞겨…“사법부에 정책 결정 맞기는 꼴”
[헤럴드경제=박일한 기자] 누리과정 예산을 놓고 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이어질 예정인 가운데, 청년 지원 사업 예산을 놓고도 정부와 서울시가 충돌하다가 결국 법정 싸움을 하게 됐습니다. 요즘은 입법부나 행정부가 국민의 뜻을 따라 결정해야할 정책을 사법부가 판단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이 자주 벌어지고 있어 씁쓸합니다.
민달팽이유니온, 청년유니온,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 참여연대, 서울복지시민연대, 노년유니온, 경기복지시민연대 등 21개 청년단체와 복지단체는 18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서초대로 대법원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청년활동지원(이하 청년수당) 무산 시도 규탄 및 정치소송 기각 촉구를 위한 긴급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습니다.
정부가 서울시의 청년수당 예산 편성을 불법이라며 소송을 제기하자 청년단체와 복지단체가 반발하고 나선 겁니다.
청년수당은 정기 소득이 없는 미취업자나 졸업 예정(유예)자 가운데 중위 소득 60% 이하인 청년 3000명에게 2~6개월간 월평균 50만원을 교육비, 교통비 등 활동지원비로 제공하는 사업입니다. 서울시가 지난해 11월 발표하고 서울시의회가 예산편성까지 마쳤습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이를 신설되는 ‘사회보장제도’로 보고 중앙정부와 협의하지 않은 사회보장제도는 불법이라며 중단하라고 요청했습니다.
서울시는 “청년수당은 새로운 사회보장 서비스가 아니라 계속 해왔던 지자체 고유의 청년일자리 사업의 일환이므로 복지부와 협의 대상이 아니다”며 계획을 강행했습니다.
복지부는 결국 지난 14일 서울시의회를 상대로 대법원에 (청년수당에 대해) 예산의결 무효 확인청구소송과 예산 집행정지결정을 신청했죠.
복지부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청년수당 사업은 중앙정부와의 협의 대상’이라는 법제처 유권해석도 받은 만큼 절차를 따르지 않은 지자체에 대응하기 위해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입니다. 새누리당에서는 청년수당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하며 복지부의 지원군이 됐습니다.
청년단체와 복지단체는 당연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가뜩이나 부족한 청년 지원 예산을 그나마 일부 따냈는데 중앙정부가 막으려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민달팽이유니온 관계자는 “청년수당은 청년이 겪고 있는 척박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의 삶이라도 보장해보자는 취지에서 지자체 일선 현장에서 청년과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약속”이라며 “복지부가 이미 시의회가 의결한 예산사업을 사법부 제소의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며 독선적인 정치공세”라고 주장했습니다.
나아가 “청년사업을 비롯한 청년정책의 시행은 사법부가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며 “정책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정치적인 과정을 통해 결정하지 않고, 사법과정을 통한 법적인 결정으로 대체하는 것은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어찌됐던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법정에서 공방전을 벌이면서 시간을 끄는 동안 피해를 입는 건 당장 지원이 급한 아이들과 청년 등 국민인 건 분명합니다. 사법부는 어느날 갑자기 정책 결정의 핵심 주체로 국민들의 주목을 받는 처지가 됐습니다.사법부가 이 무게를 어떻게 감당할지 궁금합니다. 아무리 냉정하게 법리를 따져 판결을 내린다고 해도 한쪽으로부터는 비난을 벗어나기 힘들겁니다. 또다른 사법불신의 근거가 되지 않을까 안타깝네요.
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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