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경기 부천 초등생의 엽기적 사망 사건이 국민들에 큰 충격을 준 가운데, 죽은 아들의 시신을 훼손해 일부를 수년간 집 냉동고에 보관해온 아버지의 심리 상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경기 부천원미경찰서는 훼손된 시신으로 발견된 A군(2012년 당시 7세)의 아버지 B(34)씨와 어머니 C(34)씨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B씨가 아들을 직접 살해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아직까지 살인 혐의를 입증할 증거나 단서를 찾지는 못하고 있다.
B씨 역시 “아들을 학대하긴 했어도 살해하진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A군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오면 사건의 실체가 좀더 명확히 드러나겠지만 현재까지 진술을 종합하면 적어도 B씨가 아들의 시신을 훼손한 것만은 분명하다.
범죄전문가들은 B씨가 암매장을 위한 마땅한 운반 수단이 없어서 시신을 훼손했을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 아동의 아버지나 어머니 모두 죄의식과 상황 판단력, 인지능력 등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자동차 등 운반수단이 없으면 시신을 어딘가로 옮겨 매장하기도 쉽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다보니 시신을 훼손하는 선택을 하게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B씨는 시신 훼손 이유에 대해 변호인에게 “아들이 갑자기 죽었는데 병원에 데려가기 애매한 상황이었다. 처벌이 두려워서, 마냥 방치할 수는 없어서 훼손했다”고 말했다.
경찰에는 “시신이 부패되면 냄새가 날 것 같아 냉동보관 했고, 일정기간이 지나도 발각되지 않아 무뎌지게 되었다”고 진술했다.
그는 아들의 시신 일부를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리거나 화장실 변기에 버린 이유에 대해 “냉동고에 안 들어가서 그랬다”고 주장했다.
한편 B씨와 C씨 모두 유년 시절 부모로부터 방치와 방임 등의 성장기를 거치면서 심리적ㆍ사회적으로 고립된 삶의 형태였다는 사실이 경찰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B씨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편모슬하에서 경제적 가장의 역할을 요구 받으며 성장했고, C씨는 부모는 있지만 방임 상태에서 무관심 속에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나도 초등학교때부터 친어머니로부터 체벌을 많이 받았고, 그 과정에서 다친 경우도 있으나 병원에 간 적은 없다. 아들도 나와 마찬가지로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B씨와 C씨 모두 정상적 자녀관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A군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자 체벌과 제재만이 적절한 훈육이라는 왜곡된 인식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이코패스적 성향 보다는 극단적인 이기적 성향, 미숙한 자녀양육 형태, 경제적 상황이 복합적인 작용을 한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경찰의 분석이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군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를 이번 주에 내놓을 예정이고, 경찰은 조사가 앞으로 3일 정도 더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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