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정부가 한국노총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및 노사정위원회 불참 선언으로 노동개혁의 앞날에 짙은 먹구름이 드리워지고 있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상태에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간 상황이지만 노사정 대타협 파탄 등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국회 통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정부가 노동개혁을 추진하는 명분을 주고 추진력을 제공한 것은 사실 지난해 9.15 노사정 대타협이었다는 점을 부인하기는 어렵다. 정부는 지난해 9월15일 노사정 대타협을 이끌어내고 다음날인 16일 곧바로 노동개혁 5대 입법 처리에 나섰다.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변경 요건완화 등 2대지침 시행도 차곡차곡 준비해 왔다. 모두 노사정 대타협 정신을 바탕에 깔고 노동개혁을 밀어붙인 것인데 이제 노사정 대타협은 노동계의 파기 선언으로 파탄지경이다. 노동개혁은 추진동력을 잃은 셈이다.
이런데도 고용노동부는 더이상 늦춰서는 안된다는 상황논리를 내세워 2대 지침 시행을 계획대로 강행하기로 했다. ‘통치권적 차원’ 차원에서 기간제법이 빠진 노동개혁 4대 입법의 경우 국회 통과가 필요하지만 2대 지침은 행정지침일 뿐이어서 고용노동부 차원에서 강행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노동개혁의 명분과 추진동력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2대 지침을 강행할 경우 노동계의 반발 등 거센 후폭풍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한노총은 2대 지침 일방 강행시 민노총과 연대투쟁, 소송투쟁, 총선투쟁 등을 펼치기로 하는 등 이미 정부에 전면전을 선포한 상태다. 한노총이 민노총과 연대투쟁을 벌이고 4·13 총선투쟁에도 함께할 경우 노동개혁은 흐지부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양대 노총이 연대할 경우 총파업이나 집회를 한다면 나홀로 파업이나 집회에 비해 파장이 몇 배로 커진다. 박성식 민노총 대변인은 “한노총의 노사정 불참 선언은 정부의 ‘노동개악’ 강행에 대한 투쟁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양대 노총이 힘을 합쳐 연대 투쟁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달 앞으로 다가온 4·13 국회의원 총선도 변수다. 양대 노총이 연대해 ‘총선 투쟁’을 전개한다면 상당한 위력을 발휘할 수도 있다. 정부 추산 두 노총의 조합원 수는 147만명으로 무시할 수 없는 숫자다. 한노총은 정치위원회를 통해 총선투쟁을 전개할 방침이다. 금속(13만명), 화학(8만명), 공공(7만명), 금융노조(10만명) 등 이번 대타협 파기 선언을 주도했던 한노총 내 주축 노조들이 정치위원회를 장악할 것으로 보여 총선투쟁이 격렬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다.
게다가 고용부의 2대 지침은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에 종속되는 ‘행정지침’에 불과하기 때문에 과거 통상임금 사태 때처럼 단위 사업장의 노조들이 2대 지침에 반발해 소송을 낸다면 그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고용부는 부담스럽다. 통상임금 논란 때도 고용부의 관련 ‘지침’이 있었지만, 기업 노조들이 이에 불복해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에 호소한 소송을 낸 결과 고용부의 지침을 뒤엎는 판결이 잇따랐기 때문이다. 한노총은 “양대 지침이 상위법인 근로기준법을 무시하고 추진되는 행정부의 월권행위인 만큼, 위헌심판 청구소송과 양대 지침 무효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강력한 법률 투쟁으로 양대 지침을 무력화시키겠다”고 밝혔다.
한편 4대 노동개혁 입법의 경우 노동계의 노사정 대타협 파기 및 노사정위 불참선언이 나온 마당이고 더군다나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이 표심을 무시하고 섣불리 법안처리에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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