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노동계가 갈등을 빚고 있는 ‘일반해고 지침’과 ‘취업규칙 지침’ 등 2대 지침 중에서도 업무 성과가 낮은 자에 대한 일반해고가 핵심 쟁점이다. 정부는 해고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해 기업 현장의 혼동을 줄이자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사업주가 지침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쉬운 해고’가 늘어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정부의 일반해고 지침에는 해고와 관련된 법원의 다양한 판례가 담겨 있다. 법원 판례 중 해고가 인정된 사례들은 사측이 일정 기간 공정한 기준으로 근로자를 평가한 뒤 직무수행능력 부족을 객관적 자료로 입증했을 때다. 또 재교육이나 재배치 등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능력향상의 기회를 제공했음에도 성과가 미흡했을 때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했다. 예컨대 2002년 A사 사건의 경우 한 직원은 업무시간 동안 장시간 사적인 전화를 해 창구 고객의 불만을 샀고, 신병치료를 이유로 무단결근을 하거나 일과 중 낮잠을 자는 등 불성실한 근무태도 등을 보였다. 이후 인사고과에서도 계속 최하위에 가까운 평점을 받았고, 노조 역시 해당 직원을 해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 결국 해고가 인정됐다. 법원은 2007년 B사 사건 때도 최근 3년 연속 인사고과 결과가 하위 2% 이내였을 때, 업무지시 불이행 사유가 많았던 점 등을 들어 해고를 인정했다.

반면 법원은 회사 측이 업무 불이행을 입증할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거나, 단기간의 인사고과 최하위 평점을 받았다는 점이 사유였을 때는 해고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2005년 C사 사건의 경우 고용주는 과제를 이행하지 못하고 야근명령까지 무시했다는 점을 들어 해고를 주장했지만, 법원은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다. 2015년 D사 사건 때도 판매성과가 미흡했던 직원에 대한 해고가 무효라고 판결했다. 해당 직원이 기존 업무가 아닌 새로운 사업 분야로 옮긴지 얼마 되지 않은데다 평가 기간도 1년에 불과했다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지침에는 판례 상 해고사유에 해당하더라도 고용주가 재교육, 직무조정 등 개선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럼에도 직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떨어질 때 불가피하게 해고를 인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한편 일반해고 지침을 포함한 2대 지침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지침에 불과해 해고를 둘러싼 노사 간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그러나 정부는 2대 지침이 확정되면 오히려 행정 소송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2일 2대 지침 최종안을 발표하는 긴급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이 같은 지침이 없어 소송이 잇따랐고, 현재 일반해고와 관련해 노동위원회와 법원이 다투고 있는 소송만 1만3000건에 달한다”며 “이러한 갈등과 쟁점을 줄이기 위해 마련한 것이 2대 지침이고, 노사가 이들 지침에 대해 충분히 인식하고 따라 온다면 갈등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