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창훈 기자] 1인당 소득 79달러, 세계 125개국 중 끝에서 네 번째로 못사는 나라. 무상으로 제공된 원조 물자를 팔아 살림을 꾸리는 정부. 1960년 대한민국의 모습은 초라했다.

1963년에 출범한 제3공화국은 정부 주도의 강력한 수출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을 채택하고 1ㆍ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추진했다. 경제 전문지식을 갖춘 두뇌집단도 필요했다. ‘경제발전에 필요한 모든 과제를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경제계획 정책 수립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기관’ 설립이 추진됐다.

정부는 1966년 수립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 경제연구소를 설치한다’는 내용을 넣었다. 1970년 국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법’이 통과됐다. 세계 최빈국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끌 정책 브레인 탄생의 서막이었다.

1972년 7월 4일 있었던 KDI 본관 개관식에는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다. 당시 박 대통령은 1년이라는 짧은 공사 기간 동안 두 번이나 현장을 살펴볼 정도로 KDI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높았다.

KDI는 지난 4일 세종시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청사 개관식을 갖고 본격적인 ‘세종시대’의 막을 열었다. 설립 후 43년, KDI는 국내 사회과학 분야의 유일한 종합정책 연구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한국경제의 미래를 결정지은 굵직굵직한 정책연구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뤘다.

세종으로 이전 과정에서 고급인력이 대거 이탈해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를 듣고 있지만 KDI에 거는 기대는 달라지지 않았다. 급변하는 국내외 경제상황 속에서 한국경제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ㆍ예측하고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할 과제가 놓여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KDI 출신들이 장차관으로 발탁되는 일도 잦다. 현오석 전 원장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발탁됐고 문형표 전 선임연구위원은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됐다. 차관급인 국무조정실 고영선 국무2차장도 KDI 출신이다.

김준경 KDI 원장은 “홍릉의 KDI가 수행한 첫 과제는 경제개발 5개년 계획 작성 참여였다”며 “세종에서 맞이한 첫 과제가 저성장 시대 돌파를 위한 정부의 핵심 정책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참여하는 데서 국가발전을 위한 새롭고 오래된 소명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홍릉에서의 40여 년과 마찬가지로 세종의 KDI도 객관적 과학적 정책연구로 시대의 질문에 충실히 응답할 것”이라며 “정책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과 법 제도의 수립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치밀한 실행전략을 담아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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