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들은 하루 아침에 국민스타로 등극하고, 대중의 사랑을 등에 업었던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국민밉상’이 되는 때다. 하지만 이미 다매체, 다채널 시대로 접어든 방송가에서 물의와 논란의 주인공에게 종편과 켸이블은 복귀 비상창구가 돼주고 있다.

SBS 관찰예능 ‘자기야-백년손님’을 통해 ‘국민사위’로 등극했던 피부과 전문의 함익병 원장이 그 사례다. 한 월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독재 옹호, 여성 폄훼 발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함익병은 지상파 방송사에서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줄줄이 하차했다. SBS는 사태를 지켜보다 논란이 잦아들지 않자 ‘자기야’에서 함익병의 하차를 결정했다. 또 다른 지상파 방송사인 EBS에서도 명사 초청 특강쇼 ‘하이힐(하루 이 시간 힐링)’을 진행했지만 논란 이후 방송사에선 함익병의 하차를 결정했고, 기존 녹화분에선 “최대한 진행자의 분량을 뺀 뒤 방송”했다.

하지만 함익병의 방송 행보는 계속 됐다. 함익병은 최근 첫 방송을 시작한 종합편성채널 JTBC ‘한국인의 뜨거운 네모’(이하 뜨거운네모)‘의 고정 패널로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스타 강사 김미경도 종편 프로그램을 통해 복귀했다. 화끈하고 거침없는 입담으로 사랑받았던 김미경은 논문표절 의혹에 휘말린 이후 케이블채널 tvN ’김미경 쇼‘는 폐지됐고, 게스트로 출연했던 MBC 예능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 김미경 편 2부는 전파도 타지 못했다. 1년 뒤였던 지난달 15일 JTBC ’김미경ㆍ전현무의 나만 그런가‘ MC로 시청자와 만났다.

종편 채널의 최대 수혜자는 강용석 변호사다. 아나운서 비하 발언(’아나운서가 되려면 다 줘야 한다‘, 2010년 7월 국회 전국대학생토론회 뒤풀이)으로 법원까지 갔던 강 변호사는 JTBC ’썰전‘, ’유자식 상팔자‘, tvN ’강용석의 고소한 19‘를 통해 명실상부 방송인으로 자리잡았다.

연예인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종편이나 케이블은 물의를 빚었던 스타들에게 재기의 발판이 되고 있다. 방송인 현영은 지난해 프로포폴 상습투약 혐의로 약식기소 처분을 받은 이후 지난 2월 종합편성채널 TV조선 토크쇼 ’여우야‘로 복귀했다. 지난해 5월 자발적인 음주운전 자수로 구설에 오른 개그맨 유세윤은 같은 해 8월 케이블채널 tvN 개그프로그램 ’SNL코리아‘로 복귀했으며, 김구라는 2012년 4월 종군위안부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일었지만 같은해 9월 tvN ’택시‘로 복귀를 알렸다.

지상파 방송사의 한 관계자는 “채널과 매체가 늘어나다 보니 이미 연예인들을 수용할 공간은 넘쳐난다”며 “출연자들의 캐스팅은 제작진의 관점에 따라 선택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케이블이나 종편이 연예인이든 일반인 출연자든 좀 더 쉬운 복귀 통로가 돼주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지상파의 입장에선 방송사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논란이 된 인사들을 캐스팅하는 것이 쉽지 않고, 논란의 주인공이 된 인사들 역시 지상파의 파급력으로 인해 도리어 더 큰 비난을 맞게 될 위험부담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케이블과 종편의 경우는 달랐다. 도리어 해당 인사들의 섭외로 더 큰 화제를 모을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실제로 최근 진행된 ‘뜨거운 네모’도 이경규가 종편 채널에 처음으로 입성한 예능 프로그램이라는 것과 함께 함익병의 출연이 확정되며 더 큰 화제가 됐다. ‘뜨거운 네모’의 여운혁 CP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리 프로그램은 예능 프로그램이지 정치 프로그램이 아니다. 시청자를 재미있게 해줄 수 있다면 김정은이라도 데려오겠다”고 했다. 채널 입장에서는 프로그램을 위한 전략이라지만, 이는 곧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판받을 수 있는 이유다.

한 방송 관계자는 “논란이 따라다녔던 인사들은 케이블, 종편을 통해 자신의 언행에 대한 반성 없이 너무 빨리 복귀절차를 밟고, 채널들은 그들을 통해 노이즈 마케팅을 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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