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최강 한파로 주말부터 제주공항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전국에 각종 사건사고가 속출했다. 제주공항은 25일 오후 8시까지 폐쇄가 연장되면서 총 50시간째 하늘길이 막힌 상황이다. 제주에 발이 묶인 체류객 수는 9만명 가량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여 항공대란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2000여명에 가까운 체류객은 제주공항에서 쪽잠을 자며 기다림의 밤을 보냈다. 공항 바닥에서 담요를 덮은 채 잠을 청한 체류객들도 있었다. 한 시민은 “난 일용직이다. 오늘 올라가지 못하면 밥줄이 끊긴다”면서 공항 발권수속 카운터에서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다른 시민은 “(비행기를 탈 수 있는지) 혹시나 해서 왔다”면서 이내 발길을 돌렸다.
한 종교단체는 주먹밥과 국물을 갖고 나와 기다리는 시민들에게 제공했다. 그러나 주먹밥 150인분은 순식간에 동났다.
한파에 활주로 폐쇄 조치가 계속 길어질수록 체류객들의 초초함은 더했다. 특히 주말이 끝나고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의 경우 활주로 제설작업이 빨리 진행되지 않자 불만이 컸다. 폭설과 강풍이 잦아들어 항공기 운항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체류객이 워낙 많아 모두 빠져 나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에서는 계량기 동파사고가 잇따랐다. 25일 서울 상수도사업본부에 따르면 영하 14도 안팎까지 떨어지는 맹추위가 불어닥친 전날 오후 5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171건의 계량기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주간(오전 5시∼오후 5시)에는 올해 들어 최다인 622건의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최근 사흘간 주ㆍ야간을 합친 동파 신고 건수는 22일 135건, 23일 106건, 24일 793건으로 집계됐다.
경기도에서는 양주 17건, 여주 8건, 평택, 6건, 용인 4건, 광명 1건 등 모두 36건의 수도관 동파 신고가 접수됐다. 전날 4건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계량기 동파 신고 역시 남양주 52건, 성남 41건, 부천 30건, 시흥 26건, 안양 25건, 김포 24건 등 17개 시군 374곳에서 발생, 72건이던 전날에 비해 5배 가량 증가했다.
부산에서는 노숙을 하던 40대 남성이 저체온증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9시 56분께 부산 서구 충무동 물량장 공영화장실 앞에 쓰러져있던 김모(47)씨가 행인의 신고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이튿날 오후 1시 55분께 숨졌다. 경찰은 20여년 노숙을 해온 김씨가 저체온증에 의한 급성호흡곤란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에는 부산 사상구 낙동강변 둑길에서 이모(75)씨가 저체온증으로 숨진채 발견되기도 했다.
광주에서는 눈길에 차량을 밀던 60대가 쓰러져 숨졌다.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5㎝ 이상 폭설이 내린 지난 23일 오후 2시 20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앞 도로에서 A(60)씨가 쓰러져 숨진채로 발견됐다. 주변 CC(폐쇄회로)TV에는 A씨가 자신의 1t 화물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져 움직이지 않자 차에서 내려 밀던 도중 갑자기 쓰러지는 장면이 포착됐다. 경찰은 A씨가 한파에 심근경색 등으로 돌연사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서해 5도에서는 풍랑주의보로 바닷길이 멈춰섰다. 인천항 운항관리실에 따르면 서해 중부 먼 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인천∼백령, 인천∼연평 항로 등 서해 5도를 오가는 2개 항로의 여객선이 운항하지 못하고 대기중이다. 백령ㆍ연평 두 항로의 운항 중단은 23일 이후 사흘째 이어지고 있다. 인천∼덕적, 인천∼이작 등 나머지 8개 항로의 여객선 운항은 이날 오전 5시 서해중부 앞바다 풍랑주의보가 해제돼 정상화됐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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