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중소기업 10곳 중 4곳이 설 명절을 앞두고 곤란한 자금 사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설을 앞두고 867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2016년 중소기업 설 자금 수요조사’를 실시간 결과, 응답 기업의 39.2%가 자금 사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특히 매출액이 적은 중소기업일수록 자금사정도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금사정 곤란원인으로는 ‘내수부진으로 인한 매출감소’가 75.1%(복수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판매대금 회수지연(35.9%)’이 그 뒤를 이었다.

‘매출감소’ 응답은 서비스업에서 8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는 지난해 메르스 사태로 서비스업 관련 소비가 위축된 현상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상황은 곤란비중이 25.3%로 지난해 27.4%에 비해 소폭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 시 애로사항으로 응답 기업들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36.2%)’, ‘부동산 담보요구(29.5%)’, ‘신규대출 기피(26.7%)’ 등을 꼽았다.

중기중앙회는 “‘매출감소’가 가장 큰 자금사정 곤란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중소기업들은 ‘매출액 등 재무제표 위주의 대출관행’으로 인해 부족한 자금을 대출해 조달하기도 어려운 악순환에 놓여있다”며 “경기변동, 기술개발 등의 이유로 일시적 매출감소를 겪은 기업에 대해서는 성장성, 기술력 위주의 기업평가를 강화하고 선별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중소기업이 설 명절에 필요한 금액은 평균 2억1750만원으로 지난해(2억840만원)보다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부족한 금액은 5750만원으로 필요자금 대비 부족률은 26.4%로 나타났다.

중기중앙회는 “지난해 대비 설 자금 수요는 증가했으나(910만원 증가), 확보율은 낮아지고(3% 감소) 부족률은 증가(3% 증가)해 중소기업의 설 자금사정은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응답 기업들은 설 자금은 ‘납품대금 조기회수(31.8%)’, ‘결제연기(29.8%)’, ‘금융기관 차입(19.1%)’ 등을 통해 확보할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설 상여금 지급과 관련해서 ‘지급계획이 있다’고 응답한 업체는 62.6%로 지난해(63.8%) 대비 1.2% 감소했고, ‘지급계획이 없다’고 응답한 업체는 24.4%로 지난해(21.7%)에 비해 2.7% 증가했다.

지급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1인당 평균 65만2000원을 지급할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지난해(74만2000원) 대비 9만원 적게 지급하는 것이다.

이원섭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은 “전반적으로 중소기업의 설 자금 사정은 악화됐고 경기 변동에 취약해 매출액 변동이 심한 영세 중소기업일수록 자금 사정이 좋지 않아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며 “매출액 등 정량정보가 아닌 정성정보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관계형금융(은행과 기업 간 장기적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업계평판, 경영자의 경영능력 등 비계량정보를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대출하는 제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올해에도 내수침체 등으로 경기전망이 어두워 중소기업의 자금 수요는 증가할 것이나, 한계기업 구조조정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까다로워지고, 미국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중소기업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소기업에 대한 급격한 여신축소나 대출금리 인상보다는 어려운 때일수록 전향적인 태도로 중소기업 자금 지원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