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승배 트러스트 대표 인터뷰
[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부동산 중개서비스 생태계는 급속하게 변화하고 있다. 직방ㆍ다방ㆍ방콜 등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에 기업 인수합병(M&A) 전문 변호사까지 뛰어들었다.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업 진출의 신호탄을 쏜 ‘트러스트부동산(이하 트러스트)’은 업계의 화두다.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인 현장 매물 정보를 기반으로 최근엔 온라인이라는 영역을 넘어 O2O 플랫폼 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법무법인 대표 자리를 벗어나 부동산 중개업에 도전장을 던진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는 “현재 부동산 중개서비스는 개인사업 수준으로 머물러 있다”며 “대형ㆍ전문화된 부동산 중개 법인이 등장해 체계적이고 균질한 서비스 품질을 이루고, 생산성ㆍ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호 경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음은 공승배 트러스트 대표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닻을 올린 지 한 달이 되어간다. O2O(online to Offline) 플랫폼 전환 진행상황은 순조로운가.
- 기존 부동산 중개서비스 품질에 불만이 많던 소비자의 반응을 확인했다. 낙후된 중개시장에 변호사들이 나서니 기대감이 생각보다 높았다. 변호사 추가 채용 작업은 이미 착수했다. 사용자 수가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서 변호사를 계속 추가 보강할 계획이다. 추가적인 수익창출 모델은 당장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오로지 중개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만 집중하려 한다. 업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면 99만원만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본다.
▶파격적인 중개수수료가 논란의 중심이다.
- ‘어떻게 많이 받을까’가 아닌 소비자 시각에서 가격을 책정했다. 향후 중개업은 알선의 값어치가 0원으로 수렴할 것으로 전망한다. 매칭, 즉 거래상대방을 찾아주는 대가는 거의 전적으로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발생한다. 거래 상대가 불확실하니 그걸 찾아 주는 대가로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정보화 사회가 고도화될수록 이 대가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조금만 품을 들이면 원하는 정보 대부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의 위험성을 제대로 진단하는 안목은 여전히 값어치를 가진다. 법적 분석을 잘못하면 전 재산을 잃을 수도 있는데, 정확한 법적 분석은 전문가가 아니면 할 수 없어서다. 우리는 소비자들이 이 대목에서 얼마까지 지급할 용의가 있을까 고민했다. 아마도 100만원은 안 넘을 것으로 봤다. 중개 수수료 99만원의 출발점은 바로 이 지점이었다.
▶공인중개사협회의 형사 고발에 대해 보수체계가 다르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개법과 법무의 고정보수의 차이가 골자다. 향후 충돌의 여지는 없나.
- 문제 될 여지는 없다고 본다. M&A 분야에서 거래 상대방을 알선하는 업무는 브로커리지(brokerage)의 영역으로서 증권회사나 투자은행의 업무이다. 거래 상대방이 매칭되면 거래실행(execution)의 영역으로서 변호사가 담당한다. 이제까지의 부동산 중개 업무는 공인중개사들이 중개사무와 법률사무를 모두 담당하며 보수를 받는 구조였다. 공인중개사법에서는 중개보수를 중개사무에 대한 보수라고 정하고 있는데, 법률사무까지 맡아 온 셈이다. 트러스트는 중개사무에 대해서는 보수를 받지 않고, 법률사무에 대해서만 보수를 받는다. 똑같은 총량의 업무를 놓고, 공인중개사들은 ‘중개사무’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고, 변호사들은 ‘법률사무’에 대한 대가로 보수를 받는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중개사 9만명 시대, 모바일 서비스와 새로운 플랫폼에 도전을 받고 있다. 향후 중개서비스 생태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으로 보는가.
- 모든 전문직은 대형화, 전문화, 체계화되고 있다. 법무법인(변호사), 회계법인(회계사), 세무법인(세무사), 특허법인(변리사), 평가법인(감정평가사) 등을 말한다. 부동산 중개 분야도 마찬가지다. 대형화ㆍ전문화된 부동산 중개 법인이 등장해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통해 균질한 서비스 품질을 이루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상호 경쟁할 것으로 예상한다. 현재 중개서비스는 유독 개인사업 수준으로 머물고 있다. 공인중개사들이 대동단결해서 대형화, 전문화하고 보수를 합리적으로 책정한다면 새로운 플랫폼들과 좋은 경쟁 상대가 될 것이다.
▶허위매물이 없다는 신뢰성은 현장에서 비롯된다. 매물 확보가 느려지는 것은 아닌가. 트러스트가 진행하는 ‘집주인 무료 매물 중개 이벤트’ 참여는 활발한가.
- 매물 확보의 신속성을 희생하더라도 서비스 품질은 희생할 수 없다. 이것은 트러스트의 확고한 가치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우리는 플랫폼(품질 중립적이라는 의미)이라기보다 퍼블리셔에 가깝다. ’집주인 1000명 무료 중개 이벤트‘는 매우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참가자가 첫 100명을 돌파하는 데 3주가 걸렸는데, 200명 돌파는 1주일 만에 달성했다. 26일 현재 신청 매물 수는 440건을 넘는다. 신청 매물 수 현황은 트러스트 부동산 웹사이트(www.trusthome.co.kr/houses)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직방ㆍ다방 등 모바일 중개서비스는 공인중개사가 정보를 제공하는 형태다. 집주인이 공인중개사에게 중복 의뢰를 해 매물이 겹칠 수도 있다.
- 집주인의 선택은 자유다. 중복 의뢰를 하여 공인중개사를 통해 거래가 성사된다면, 트러스트의 입장에서는 어쩔 수 없다. 온라인 백화점이 생겨 좋은 품질의 물건을 더 좋은 가격에 팔더라도, 집 앞 재래시장을 찾는 소비자는 여전히 있다. 그런 면에서 트러스트 등 신규 플랫폼과 공인중개사는 공생할 것으로 본다.
▶초기 단계라 매물 정보가 서울 한정적이란 느낌이 강하다. O2O와 연계해 전국 서비스로 확대할 계획이 있는가.
- 내실을 희생해 섣불리 외형을 키우고 싶지는 않다. 진정한 O2O 사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데에서 그쳐서는 안 된다. 서비스 품질을 책임질 오프라인 조직이 탄탄해야 한다. 오프라인 조직이 충분히 다져졌다고 판단될 때까지는 서울 근교에 집중할 계획이다.
▶변호인의 대거 중개서비스 진출이 예상된다. 일종의 장벽은 없다고 보는가.
- 부동산 중개 분야는 변호사들의 신뢰성 있는 법률자문 서비스가 필요한 영역이다. 이런 인식을 소비자들이 가질수록 변호사의 부동산 중개 분야 진출은 앞으로도 활발할 것으로 본다. 변호사와 공인중개사 간 선의의 경쟁 속에서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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