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부, 출국장으로 ‘역입국’ 시도해 성공 ‘세계1위’ 인천공항 허술한 보안체계 도마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던 인천공항이 한밤 중 벌어진 30대 중국인 부부의 밀입국으로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하와이 호놀룰루를 출발해 20일 오후 7시 인천공항에 도착한 이 중국인 부부는 원래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로 환승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에 밀입국하기로 마음먹고 곧바로 ‘거사’를 감행했습니다.

2층 입국심사장을 통해 들어가려다 환승 표를 소지하고 있어 한 차례 거부당한 부부는 3층 출국장으로 올라가 재차 범행을 시도했습니다.

공항 면세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던 부부는 21일 오전 1시 출국심사장의 상주직원 전용 출입문을 너무나 쉽게 통과했습니다. 유리로 된 스크린도어가 부부가 다가서자 저절로 열린 것입니다. 해외로 나가기 전 심사를 받는 이 구역에서 ‘거꾸로’ 들어오는 이들 부부의 ‘수상한 행동’을 제지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사진=헤럴드경제DB]

곧장 보안검색장 게이트까지 통과한 부부에겐 이제 출입문 하나가 남아 있었습니다. 이 문만 통과하면 부부는 공항 로비로 나갈 수 있었습니다. 우리 정부 입장에서 보자면 테러범이나 밀입국자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던 셈입니다.

이 출입문은 바닥에 자물쇠로 고정돼 있었지만 부부는 직접 준비한 공구를 이용해 잠금장치를 떼어내고 쉽게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경비 업무를 보는 협력업체 직원이 근무 중이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습니다. 그렇게 부부는 사람들 틈에 섞여 유유히 공항을 빠져 나갔습니다.

중국인 부부가 사라진 사실은 7시간 뒤인 21일 오후 8시 대한항공이 법무부 출입국사무소에 미탑승 사실을 통보하면서 최초로 알려집니다. 그러나 출입국사무소는 하루 뒤인 22일 오후 8시에야 인천공항공사에 해당 중국인 2명의 동선을 추적해달라고 요청하며 뒤늦게 대응에 나섰습니다.

출발부터 이미 늦었던 당국은 부부를 검거하기까지 또 3일을 소요했습니다.

법무부의 요청을 받고 추적에 나선 경찰은 25일 오후 4시에서야 부부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이들 부부가 체포된 곳은 인천공항에서 115㎞ 떨어진 충남 천안이었습니다. 부부가 인천공항을 뚫고 나간 지 112시간만에 붙잡히면서 그들의 ‘너무도 쉬웠던’ 밀입국도 일단락됐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위반으로 중국인 부부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한국에서 취업하려고 밀입국했다’는 부부의 꿈도 그렇게 막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천공항의 허술한 보안체계는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그간 박근혜 대통령이 IS를 거론하며 테러에 엄정 대응할 것을 강조해온 것이 무색하게도 대한민국 보안의 최일선에 서있는 인천공항이 30대 중국인 두 명에게 너무도 쉽게 뚫리면서 당국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세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