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업체에 경비ㆍ보안 맡겨…대부분 계약직…저임금 시달려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 중국인 환승객 두 명이 공항 출국장 문을 뜯고 밀입국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보안당국이 사건 발생 다음 날에서야 알았다는 점이다. 얼마 후 베트남 남성은 자동출입국심사대 문을 열고 빠져나갔다. 공항 보안망이 또 뚫렸다. 이 문이 강제로 열릴 경우 경고벨이 울리지만, 당시 보안경비 요원이 없어 범행을 몰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테러에 무방비인 셈이다.

인천국제공항의 허술한 보안시스템은 경비·보안 업무를 민간 보안업체에 용역을 줘 맡긴 것이 주된 요인의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 여객터미널의 면세구역과 검색장 등 보안 지대의 경비와 보안은 공개입찰을 통해 선정된 업체 3곳이 나눠서 맡고 있다.

근무하는 이들은 대부분 계약직으로 저임금에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근무기강 해이, 높은 이직률 등은 국정감사 등 기회가 있을 때마다 논란이 돼왔다.

우리나라와 외국을 연결하는 하늘길의 최일선 관문으로 최고 수준의 보안이 유지돼야 하는 인천공항의 경비실태다.

이달 21일 새벽 터진 중국인 부부의 밀입국 사건 때도 이들이 보안구역에서 일반구역으로 통하는 마지막 문의 잠금장치를 9분 동안 해체할 때도 보안업체 근무자가 제대로 근무를 서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29일 밀입국한 20대 베트남인의 짐에서도 국내 연락처가 다수 발견되는 등 브로커와 연결된 정황이 나오고 있어 현재의 보안 시스템으로는 치밀하게 계획된 밀입국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나왔다.

연쇄 밀입국 사건을 계기로 드러난 허술한 보안문제에 더해 인천공항의 전반적인 공항운영 시스템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지난해 국제공항협의회(ACI)의 세계공항 서비스평가(ASQ)에서 세계최고공항상 10연패를 달성하며 승승장구한 인천공항이 다른 나라 경쟁공항의 맹추격을 받으며 ‘동북아 허브공항’ 지위를 위협받는 상황이다.

앞서 비행기 이·착륙이 한동안 마비된 ‘수하물 대란’이 발생, 공항의 비상상황 대처 능력도 의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