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2월부터 수도권 주택대출 심사 강화를 앞두고 소득이 낮은 서민층과 개인 상환능력이 떨어지는 아파트 집단대출 수요자들이 벌써부터 저축은행과 새마을금고 등 2금융권으로 향하고 있다.
특히 태생적으로 상환능력 심사가 느슨한 집단대출이 2금융권으로 확산되면서 금융권 전체로 부실 위험이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금융권보다 금리가 배 가량 높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 변동금리 상품이라 금리인상기엔 치명적일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전반에서 집단대출 개인상환능력에 대한 심사가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이유다.
▶은행들, 갚을 능력 낮으면 집단대출 승인 거부=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이 집단대출시 필수적으로 소득증빙을 요구하는 등 집단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은행권에선 대체적으로 중도금 대출은 소득 서류 없이 진행해왔다.
보증을 선 시공사의 신용상태만 따진 것으로 분양 사업성이나 차주의 신용은 고려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이미 집단대출 때 원천소득 영수증이나 소득금액 증명원 등 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를 분양할 때 시공사 보증으로 계약자에게 개별심사 없이 중도금과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빌려주는 돈이다.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적용받지 않고 시공사가 은행과 협상하기 때문에 대출금리가 상대적으로 싸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대출 잔액 중 집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4년 말 5% 안팎에서 지난해 말 28%정도로 급증했다.
신한은행은 이미 집단대출 때 원천소득 영수증이나 소득금액 증명원 등 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각 지점을 중심으로 집단 대출 때 소득증빙 서류를 요구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은 집단대출이라도 개인에 따라 능력이 되지 않으며 대출을 해주지 않을 방침이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 등 기관의 보증을 받아야 하는 경우에 한해 소득 증빙 서류를 제출토록 하고 있는데 이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최근 은행권 화두가 리스크관리로 전환된 만큼 이 같은 움직임은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도 가이드라인에서 제외하긴 했지만 분양가능성 등 은행 스스로 사업성을 평가해 집단대출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주문한 바 있다.
덩달아 은행권의 집단대출 금리도 2%에서 3%대로 올라갔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집단대출에 참여하는 은행들이 눈이 띄게 줄어든 데다 내부 대출승인이 막혀 입찰을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면서 “집단대출도 채무 상환 능력을 반영할 수밖에 없으며 금융감독 당국의 지도사항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집단대출을 받기 위해 필요한 보증기관의 보증 한도 및 이용건수 제한 방침도 은행권의 경계대상이 됐다.
정부는 지난달 16일 발표한 내년 경제정책 방향에서 주택도시보증공사의 1인당 보증한도와 이용 건수를 제한하는 방식의 우회 규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단대출 보증의 60%가량을 차지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의 보증 횟수와 한도를 주택금융공사(동일인당 보증횟수 2회, 3억원 미만) 수준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은행 안되면 2금융권으로…리스크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 이처럼 규제가 강화되자 은행권에서 퇴짜를 맞은 집단대출 수요가 새마을금고, 신협 등 2금융권 문을 두들기고 있다.
한 상호금융 관계자는 “최근 집단대출 신청이 늘어나긴 했다”면서 “안심전환대출 등 주담대 고객을 은행권으로 많이 뺏긴 상태라 꺼릴 이유도 없다. 자체적인 리스크관리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분양물량은 쏟아져나오는데 은행들은 집단대출을 꺼리고 있으니 결국 저축은행 등 2금융권으로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려도 크다. 금융권 전체로 부실 위험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대출은 태생적으로 대출자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또는 DTI를 평가 대상으로 하기보다는 시공사 또는 주택도시보증공사 등의 보증을 토대로 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향후 상당기간 집단대출 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월평균 약 3조~4조원씩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최근 아파트 분양 물량 급증의 함의’ 보고서를 통해 “금융권 전체적으로 아파트 분양시점에 개인신용평가에 대한 심사를 강화해 집단대출 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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