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자본시장의 대통령’으로 불리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기금이사ㆍCIO) 인선 작업이 공모를 시작한 이후 석 달이 다 돼 가도록 결론이 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30일 국민연금공단 안팎에 따르면 국민연금 임원추천위원회는 18명의 공모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와 면접 심사를 거친 뒤 작년 12월 27일 강면욱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권재완 AJ인베스트먼트 대표, 이동익 전 한국투자공사(KIC) 투자운용본부장, 정재호 유진투자증권 사모펀드(PE) 부문 대표 등 4명의 후보자를 선정했다.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이들 가운데 1명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 승인 절차를 거쳐 선임하는 마무리절차만 남았다.

하지만 지난 12월 31일 취임한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이후 한달이 다돼가도록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고 있다.

차기 기금운용본부장 공모는 작년 11월 3일 시작됐다. 전임자인 홍완선 본부장은 공모 시작 이후 2개월여 만에 선임된 것을 감안하면 많이 늦다. 이처럼 인선이 지연되는 데에는 최광 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홍완선 본부장이 집안 싸움을 겪으면서 동반사퇴한 사실이 배경에 있다. 한 관계자는 “최 전 이사장 사퇴로 이사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공모가 진행됐고 그 과정에서 문형표 이사장이 취임하면서 검토 기간이 길어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더군다나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에서 떼내 독립공사화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국민연금 지배구조 개편이 뜨거운 논란 끝에 추진되고 있는 만큼 내부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은 피해야 하고 그 만큼 문 이사장과의 호흡이 중요한 고려사항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임원추천위원회의 추천 후 선임까지는 통상 40여일 걸렸다”며 “늦어도 설 전에는 선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최종 후보 추천이 지연되면서 학연 지연 등과 관련한 특정인사의 선임 가능성을 점치는 설이 난무하고 있다. 강 전 대표는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의 대구 계성고·성균관대 동문이다. 정 대표는 전 새마을금고중앙회 자금운용본부장(CIO) 출신의 자산운용전문가로 황교안 총리, 허태열 전 대통령 비서실장, 곽상도 전 민정수석과 성균관대 법학과 동문이다.

경북 출신인 권 부사장은 최경환 경제부총리, 임환수 국세청장, 이완수 감사원 사무총장, 이순진 합참의장 등과 대구고 동문이다. 이 전 부사장은 해외대체투자 경험이 풍부한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현 정권 유력 인물과의 학연은 없는 상황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최종 후보자 통보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업계에 나도는 소문에 대해 일일이 사실여부를 확인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지배구조 상 운용의 독립성 및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자리에 학연 지연 등 정치적 이유로 CIO를 내정한다면 국민연금의 앞날은 불 보듯 뻔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기금운용본부장은 500조원에 달하는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을 책임져 ‘자본시장의대통령’으로 불린다. 이번에 선발되는 기금운용본부장은 1999년 기금운용본부 출범 이후 7번째 본부장이다. 본부장의 임기는 2년으로 1년 연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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