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타트업의 전망이 어둡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투자의 귀재로 명성 높은 세계적인 투자자 짐 로저스가 최근 한국 스타트업에 최초로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평소 벤처기업에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 로저스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한 첫 사례라 눈길을 끈다.
로저스가 선택한 한국의 스타트업은 지난 2013년 설립, 지난 2014년 롯데∙현대홈쇼핑을 통해 선보여진 뒤 현재까지 350만개가 팔리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탈모샴푸 ‘폴리젠샴푸’로 알려진 ‘일리머스’다.
일리머스는 권규석 부사장이 해외 유학 시절 부모님의 사업실패로 귀국한 뒤 군 제대 이후에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아 런던의 등록금을 마련하지 못하게 되자 미국의 창고를 빌려 국내 온라인 탈모 커뮤니티에 관련 제품을 추천하고, 쇼핑몰을 통해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탈모제품 버티컬 영역의 직구 시장을 비즈니스 모델로 세운 기업이다.
창업 첫해 40억원대의 매출을 기록한 뒤, 이후 오프라인 두피관리센터 닥터포헤어와 연계, 일리머스만의 제품 R&D 구조를 확립하자 연 매출 100억원대의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일리머스의 대표상품인 폴리젠샴푸는 ‘탈모방지 및 모발 굵기 증가’ 효과를 인정받아 식약처에 의약외품으로 등록됐으며, 탈모방지효과는 확실히 하면서 부드러운 모발은 유지하는 사용감으로 국민탈모샴푸를 넘어 대만으로 수출을 시작하며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닥터포헤어 두피관리센터 역시 뉴욕과 북경에 지점을 오픈하는 등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평소 주식이나 채권, 원자재에 주로 투자하는 로저스는 스스로도 “벤처기업 투자는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라고 할 정도로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것이 이례적인데, 처음으로 한국 벤처기업에 투자가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짐 로저스 투자역사상 상장사가 아닌 벤처에 투자한 사례가 없었는데, 한국 투자 역사에 길이 남을 사례”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12월, 지인의 소개로 일리머스에 방문한 바 있는 로저스는 일리머스에 대해 “한국 화장품은 다른 나라보다 강점이 있을 뿐 아리나 세계적으로 이미지가 좋아 회사의 미래가 긍정적이며, 세계적으로 뻗어나갈 가능성이 있는 회사”라고 평했다.
앞으로 확대될 중국 시장에서 탈모, 스킨케어 쪽 시장이 막 열리고 있다는 점과 일리머스가 그간 고객 중심 프레임의 연구개발을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는 점도 투자 결정에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저스의 방문 이후 창업자인 권 부사장이 싱가포르의 로저스 자택을 찾아 투자를 설득한 것을 두고는 “창업자가 직접 자택까지 찾는 정성에 감동했고, 스마트한 사업전략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로저스가 일리머스에 투자한 금액은 3000~4000만원 선으로 크지 않은 금액이다. 이에 대해 권 부사장은 “로저스 회장은 벤처기업에는 우선 소액만 투자하는 ‘토큰투자’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회사의 성장에 따라 추가 투자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딱히 회사에 돈이 필요하다기 보다 세계적으로 명성이 자자한 로저스 회장의 사업적, 자본적 지원을 받는다면 회사의 가치가 오를 것으로 생각했다”며 “이번 투자는 재무투자라기보다 향후 재무와 투자 관련 조언을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는 전략적 투자 측면에서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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