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종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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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Valley = 주성종 논설위원 기자]올해 우리 경제계 최고 이슈는 단연 ‘신(新) 넛크래커’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중국까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을 모두 갖춤에 따라 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의 경제 전반에 걸쳐 숨통을 조이면서 나온 말이다. 한때 우리나라는 조선·모바일·철강·자동차·디스플레이·반도체 등의 주력산업을 필두로 승승장구를 예견했다. 그러나 현재는 어떠한가. 일본과 중국의 경쟁에서 잇따라 밀리며 한국 경제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설상가상으로 최근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일본보다 더 공격적이다. 과거 중국 기업들은 주로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수출시장을 개척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 정부의 전격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연구·개발에 주력해 기술경쟁력도 상당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실제 지난 2012년 1.9년이던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는 2014년 들어서며 1.4년으로 줄었다.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한-중 간 주력산업의 기술력 격차가 좁혀지면서 중국이 세계시장 점유율을 좁힐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여기에 한술 더 떠 위안화 약세, 증시 폭락 등 우리나라 경제계는 이제 중국이 기침만 해도 요동치고 그 흔들림에 몸살을 앓는 격이다. 최근 한국은행 신흥경제팀이 내놓은 ‘한·중 경쟁력 분석 및 향후 대응방향’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시장에서 한국의 경쟁력이 지난 2005년보다는 개선됐지만 중국과 겨뤘을 때 상대적인 경쟁력은 약화된 것으로 평가됐다.가장 시급한 과제로 우리 기업들의 체질개선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와 같이 인건비를 아끼기 위해 해외에 생산기지를 옮기는 방식만으로는 최근 위기를 헤쳐 나가기 어렵다는 얘기다. 좀 더 집중화된 연구개발 투자와 과감한 사업구조 개편이 절실한 시점이다.중국 기업들의 기술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중국의 기술 경쟁력이 한국경제를 추월하고 있다는 경계심 또한 증폭되고 있다. 지금 전 세계는 중국이 그동안 모방하고 비용을 낮게 생산해 경쟁력을 취하는 팔로워(follower)전략을 구사했던 최초 컨셉을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서의 행보로의 전략 변화에 관심을 쏟고 있다.지난달 12일 서울 역삼동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녠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박근혜 대통령 또한 이를 겨냥해 “경기침체가 장기화하고 주력산업은 엔저와 중국 기술의 추격에 따른 ‘신(新)넛크래커(nut cracker)’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국의 기술 경쟁력에 대비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넛크래커(nut cracker)란, 호두를 양쪽에서 눌러 까는 기계다. 선진국에 비해서는 기술과 품질 경쟁에서 뒤지고, 개발도상국에 비해서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현상을 말한다. 즉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과 일본 사이에 끼여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을 의미한다.넛크래커라는 용어는 IMF가 발발하기 한 해전 무렵인지난 1997년, 미국의 글로벌 컨설팅회사 ‘부즈앨런 & 해밀턴’이 매일경제와 함께 제시한 '21세기를 향한 한국 경제의 재도약'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됐다. 당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비용의 중국과 효율의 일본의 협공을 받아 마치 ‘넛크래커’속에 끼인 호두처럼 됐다고 비유하는 한편, 한국이 변하지 않으면 깨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이후 시장이 변화하면서 신 넛크래커라는 용어가 생겨났다. 신넛크래커는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약세, 선제적 구조조정을 통한 경쟁력 회복에 힘입은 일본의 기업과 기술력과 구매력을 갖춘 중국기업 틈에서 한국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약화되는 현상을 가리킨다.이로 인해 한국은 저성장이 고착화되고 선진국 진입에 한층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즉 전자의 넛 크래커에서는 가격, 원천기술, 품질 등이 경쟁력 변수였으나, 후자인 신 넛 크래커에서는 환율, 연구개발 투자, 비관세장벽 등이 중요함을 뜻한다. 중국 기업의 경우, 과거에는 저가 상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고부가·첨단 산업의 연구개발이 활발해지면서 그에 따른 기술력 또한 크게 향상됐다. 일본의 경우는 어떠한가.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반면 정치 불안, 구조조정 등으로 주춤했으나, 아베노믹스에 따른 엔화가치 절하로 수출 가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추면서 현재 경제수익에 있어 결실을 얻고 있다. 일본은 이렇게 확보한 재원을 연구·개발·설비 등에 재투자해 가격 및 기술경쟁력을 더욱더 높여갈 것이라는 경제전문가들의 분석도 재기됐다. 이런 흐름으로 가면 일본과 한국 사이의 격차 또한 더 넓게 벌어질 수밖에 없다.이는 한국이 변하지 않으면 다시 말해, 우리나라가 채질개선을 하지 않으면 더 이상 설자리가 없다는 얘기다.박 대통령이 전자에서 강조했듯 이를 극복하고 도약하기 위해선 과학기술과 ICT 기반 창조경제가 유일한 대안이자 미래성장동력인 것이다. 한편 2000년대 초반 벤처버블 붕괴 이후, 필자 또한 언제까지 잘나갈 것만 같았던 사업이 곤두박질치며 고배를 마셨던 경험이 있다. 그런 악재를 뛰어 넘어 버텨낸 벤처 기업이 현재 3만 여 곳. 창업 또한 1천800개에서 4천개가 넘으며 창업 생태계가 또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다. 제조업이 단순히 생산과 조립만을 의미하는 시대는 갔다. 정부는 R&D 투자를 통해 보다 적극적으로 기술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환경 개선에 고심해야 하고, 우리기업들은 기획·디자인·연구·개발·생산·서비스 등 전 과정에서의 과감한 발상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목표로 정부와의 협업을 통해 제3의 신(新)시장 공동개척을 위해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