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투자에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기업들이 정체된 누적 잉여현금을 배당으로 푸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코스피200 기업 중 107개 기업이 배당을 공시했다. 지난해 배당을 실시했던 100개 기업중 58개 기업의 주당배당금이 전년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20%이상 늘어난 기업도 27%나 된다.

반면, 배당을 줄인 기업은 12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연말에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던 SK이노베이션, SBS, 삼성물산 등 7개 기업이 배당 지급을 결정함에 따라 현재까지 배당금 총액은 전년대비 18.9%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기업의 배당 확대 기조가 이익성장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에 따른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기업들이 투자를 급격히 줄이면서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여지가 늘었다는 해석이다.

실제 지난 3년간 기업들의 잉여현금 추이를 살펴보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2013년 제조업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대비 10.8% 증가한 반면 설비투자는 0.9% 증가에 그쳐 잉여현금흐름이 빠르게 상승하기 시작했다. 2014년 실적 부진으로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전년대비 감소했지만 설비투자규모가 그 이상으로 빠르게 줄어들면서 잉여현금흐름은 전년대비 11.6% 증가했다. 이런 추세는 지난해까지도 지속돼 2015년 3분기까지 누적 잉여현금흐름은 27조2000억원으로 2014년 연간 잉여현금흐름 규모를 넘어섰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은 “2014년 순이익 감소에도 기업들이 배당을 확대하면서 코스피200 기준 배당성향은 18.6%로 높아졌다”면서 “아직 발표가 진행중인 2015년 배당이 현재까지 발표된 수준만큼 증가율을 유지한다면 2015년 배당성향은 22%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2014년에 이어 2015년 배당 역시 양호할 것”이라면서 “배당 미발표 종목에 예상치를 적용한 2015년 배당수익률은 1.5%로 2014년 1.3%대비 0.2%포인트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는 분야별로는 ‘통신’, ‘유틸리티’, ‘금융’, ‘에너지’에서 2%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신은 주가 하락과 주당 배당금 증가가 맞물리며 배당수익률이 3%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다. 에너지는 2014년 실적 악화로 첫 무배당을 실시했던 SK이노베이션이 주당 4800원의 배당을 결정해 전년 대비 배당수익률이 큰 폭으로 상승할 전망이다. 반면 ‘산업재’와 ‘헬스케어’ 섹터는 배당수익률이 1% 미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은 2015년 순이익 및 배당이 증가한 기업중 올해 순이익 증가 예상되는 고배당 수혜주로 ‘메리츠화재’, ‘SK이노베이션’, ‘만도’, ‘코웨이’, ‘GS’, ‘광주은행’을 꼽았다.

조승빈 연구원은 “기업들의 배당 확대가 본격화되고,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배당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연말이 아니더라도 배당주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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