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찬수 기자] 서울 강남 ‘부(富)의 지도’가 새롭게 쓰여진다. 지난 2011년부터 2인자였던 개포동이 강남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실제 개포동의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3분기 3.3㎡당 3921만원을 기록해 압구정동(3852만원)을 제치며 5년만에 정상을 탈환했다.
2000년부터 개포동과 압구정동의 정상 다툼은 치열했다. 지난 17년간(2000년~2016년 현재) 강남 집값 1위는 개포동이 11번, 압구정동이 6번을 차지했다.
포문은 압구정동이 열었다. 2000년 1위 기록한 압구정동의 3.3㎡당 가격은 1112만원으로, 서울 평균(669만원)보다 무려 1.5배 이상이 높았다. 당시 개포동은 1083만원이었다.
개포동은 리먼사태가 있었던 2008년을 제외하고 2001년부터 2010년까지 강남 부동의 1위를 차지했다. 특히 재건축 열기와 더불어 아파트값이 폭등했던 2006년에는 전국 최초로 3.3㎡당 평균매매가격이 4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그러나 재건축 사업이 지지부진해지자 압구정동에게 1위 자리를 내줬다. 압구정동은 2011년(3956만원)부터 2014년(3691만원)까지 1등을 유지했다. 서초구 반포동이 빛을 발하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반포동은 개포동과 달리 재건축사업이 착착 진행돼 반포자이(2008년)와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2009년)가 입주하며 신흥 부촌 입지를 굳혔다.
‘부의 지도’가 다시 쓰여진 시기는 지난해 하순부터다. 개포지구 재건축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아서다. 특히 개포동은 1위를 탈환하면서 지난 2010년 이후 3000만원대로 주저 앉았던 아파트값을 4000만원 대로 회복시켰다.
개포동이 압구정동을 앞지른 이유에는 압구정동과 달리 5층 이하 저층에 소형이 많아 개포동 아파트 평당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도 한 몫 했다는 평이다. 최근 부동산114에 따르면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개포동이 3993만원으로 1위다. 신흥 부촌으로 부상 중인 서초구 반포동(3914만원)과 압구정동(3888만원)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한편 대형 평형 노후 아파트가 몰려 있는 압구정동은 현재 재건축 진행 속도가 느리다. 한강변과의 거리와 평형대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제 막 재건축 정비계획이 수립되는 단계라 앞으로 10년간은 개포 전성시대의 뒤에 설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단기 조정으로 개포동 아파트값이 최근 하락했지만, 올해 3월부터 개포지구 재건축 단지가 분양을 시작해 곧 가격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개포동에서는 오는 3월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 2단지) 첫 분양을 시작으로 총 5개 단지에서 1만5469가구가 재건축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6월에는 현대건설이 개포주공 3단지를 선보인다. 이외의 개포시영과 개포주공 4단지, 개포주공 1단지는 해를 넘겨 순차적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and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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