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대부업 금리 상한이 기존 연 34.9%에서 연 27.9%로 낮아짐에 따라 최대 74만명 가량의 저신용자가 불법사채시장으로 내몰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서 금리인하에 나섰던 일본도 각종 사회문제가 불거지며 되레 최고금리 인상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최고금리인하에 보다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리인하의 역설…신용도 7등급도 대출 거절=대부업계에서는 신용등급 7등급 이하는 대부업체에서 조차 돈을 빌릴 수 없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자경감혜택은 고신용자들이 받고 저신용자들은 아예 돈 조차 빌릴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금리인하로 수익성이 하락한만큼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좀 더 신용등급이 높은 고객에게만 대출을 진행해 부실위험률을 낮춰야하기 때문이다.
한국금융연구원도 최근 ‘금리상한 인하에 따른 저신용자 구축 규모의 추정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내고 이 같은 우려를 나타났다.보고서는 대부업체가 금리상한 인하로 수익성을 개선하고자 5~6등급의 중(中)신용자 위주로 신규 고객을 모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그동안 금리상한이 꾸준히 인하되면서 대부업을 이용하는 저신용자 비중도 줄었다. NICE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대부업 금리상한이 44%였던 2010년 7월~2011년 5월에는 신규대규업 이용자 중 69.2%가 신용등급 7등급 이하 저신용자였다. 하지만 금리상한이 39%(2011년6월~2014년 3월), 34.9%(2014년 4월~2015년 3월)로 인하되면서 저신용자 비중은 각각 62.2%, 57.8%로 낮아졌다. 반면 4~6등급 사이의 중위등급 이용자 비중은 이 기간 31%에서 42%로 늘었다.
보고서는 이번에도 대부업체가 금리상한 인하로 중신용자 위주로 신규 고객을 모집할 것으로 보고, 대부시장에서 밀려나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이동할 저신용자가 최소 35만명에서 최대 74만명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또 금리상한 인하에 따른 대부업체의 고객 우량화 전략은 캐피탈 및 저축은행 등 타 업권과의 경쟁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수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상한금리 인하로 저신용자로 인한 제도권 외 불법 사금융시장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신용에 따라 차등화된 금리상한을 적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금리인하 부작용 속출…다시 최고금리 인상 나서는 일본=우리나라보다 앞서 최고금리 인하에 나섰던 일본은 최근 반대로 최고금리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고 금리를 낮추자 돈 빌리기가 더 어려워지면서 불법사금융시장이 커지는 등 정책의도와는 다른 사회적 문제들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10년 대부업 상한금리를 연 29.2%에서 연 20%로 9%포인트 넘게 내렸다. 이후 일본 대부업 시장규모는 2006년 20조900억 엔에서 2014년 3월 6조2000억 엔으로 70%가량 극감했다.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길은 줄어들고 받는 방법은 더 까다로워졌다. 업체들은 신용자들의 대출을 꺼리고 단기 소액 대출을 줄였다.
한쪽에선 대부업체에서 대출이 거절돼 불법사금융 업체를 찾는 일본인이 늘어난 반면, 공무원, 대기업 종업원 등의 저리대출은 더욱 쉬워졌다.
대부업체들이 줄어드는 이익을 메우기 위해 소액ㆍ단기 대출은 줄이고 고액ㆍ장기 대출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일본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일본내에서 최고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내후년 정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 금리 상한선이 있는 국가는 기타 비용이 고객에게 전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프랑스 등 대다수 국가들은 시장금리에 연동해 최고금리를 받고 있다.
노형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부업법 최고 이자율이 떨어지면 대부업자들의 조달금리가 높아지고, 이에 따라 서민의 금융 접근성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자율 상한을 시장금리와 연동해 규제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면 서민의 금융 접근성이 급격히 위축되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한국은행이 발표하는 ‘예금은행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를 시장금리로 이용하는 방법을 고려해 이자율 상한을 설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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