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자동차세 개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차량가액으로 부과할 경우 친환경차 소비·투자가 감소하고, 그렇다고 그대로 두자니 형평성 논란이 일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할 경우 관련 기술이 앞선 유럽 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유리해지는 등 3가지 모두 난관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트릴레마’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13일 국회예산정책처 신영임 경제분석관의 ‘국내 자동차세 부과기준 변경논의와 해외사례’ 보고서에 따르면 현행 배기량 기준 자동차세부과는 작지만 값비싼 고가차량에 대한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조세형평성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증가함에 따라 자동차세 부과기준을 변경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예컨대 2014년 기준으로 2000cc 자동차 가격은 국산이 약 2442만원으로 수입차 4359만원의 56%에 불과하지만 자동차세는 국산과 수입차 모두 연간 40만원으로 동일하다. 과거 차량가액과 배기량 간 비례관계가 높았던 과거에는 상대적으로 비싼 자동차에 높은 세금이 부과되었으나, 최근 차량가액과 배기량간의 비례 관계가 낮아진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논의되는 개편 방법 가운데 하나인 차량가액 기준 부과안은 배기량은 적지만 값은 비싼 고가차량에 대한 세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조세부담의 역진성이 해소될 수 있으나, 배기량을 낮추고 성능을 높여 가격이 오른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소비·투자가 감소할 수 있다. 그렇다고 에너지소비 저감을 유인하는 차원에서 OECD 및 EU국가에서 시행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부과할 경우, 자동차세의 환경세적 기능이 강화될 수 있으나, 관련 기술이 앞선 유럽 자동차가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OECD 및 EU의 40개 국가들은 자동차 보유 및 사용에 대한 세금 부과 기준으로 주로 중량(25개 국가)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16개 국가)을 활용하고 있으며, 배기량을 부과기준으로 사용하는 나라도 11개국이 있다. 또한 자동차 운행으로 인한 환경오염비용을 세금에 반영시키기 위해 경유차에 대해서는 중과세, 저공해 차량에 대한 세제혜택을 도입하는 등의 수단을 사용하고 있다.

또 자동차세의 부과기준을 배기량에서 자동차 가액 기준으로 변경할 경우 자동차세와 지방교육세는 연평균 1조3000억~3조4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연간 현행 보유분 자동차세 및 지방교육세 대비 약 30~68% 감소하는 셈이다. 세수감소의 원인은 배기량 1000cc~2500cc의 자동차가 전체 자동차의 약 71.7%를 차지하고 있어, 이 구간의 세수감소(1조2000억원)가 3500cc 이상의 자동차에 대한 세수증가(2000억원)를 상쇄하기 때문이다.

신영임 경제분석관은 “현행 자동차세는 일반 부동산과 달리 재산적 성격과 환경부담적 성격을 동시에 가지므로 배기량 기준으로 부과하고 있는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환경세적 기능강화를 위해 유류세 체계를 포함해 자동차세 체계를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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