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의 미래 ‘6차산업’ 이노베이터…日모쿠농장 오사무 기무라 사장
농업활기 잃고 힘들어하던 26년전 돼지농가 모아 햄가공 판매 승승장구 체험시스템 도입…주식회사로 성장
“통신회원 4만6000세대 든든한 후원 직영레스토랑 덕 작년 매출 510억원 6차산업 또 업그레이드…교육팜 목표”
[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기본적인 원칙은 우리 농촌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을 우리가 소비자에게 판다는 것이다. 이전과 다른 점이라면 가공을 하고 즐거움과 서비스를 더하면서 농업이 경쟁력을 얻고 부가가치가 배가 됐다.”
오사무 기무라 사장이 모쿠모쿠농장(이하 모쿠농장)을 창업했을 때가 37살이었으니 벌써 26년이 됐다. 지금이야 일본에서 농업의 6차 산업화가 정석이 됐지만 당시엔 6차 산업이라는 개념도 없었다. 6차 산업이란 1차 농산물과 2차 가공품, 3차 유통과 서비스까지 부가가치를 배로 곱하는 ‘1Ⅹ2Ⅹ3=6’을 말한다.
기무라 사장은 우리나라로 치면 농협 직원이었다. 지역 양돈 농가에서 나온 돼지고기는 매장에 내놔도 제값을 받지 못했다. 이래선 안되겠다고 해서 농가들을 모아 시작한 사업이 돼지고기를 햄으로 가공해 파는 것이었다.
기무라 사장은 “당시엔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농업이 활기를 잃고 힘들어 하던 시기였다”며 “모쿠농장은 제값을 받지 못하는 농산품이 아니라 가공품과 체험으로 농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지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지역 농가를 살리고자 한 일이 지금은 일본 농업의 정석이 됐고, 그는 이노베이터로 평가되고 있다. 모쿠농장 역시 초기엔 햄, 맥주 공방 몇 개로 이뤄진 협동조합이었지만 이제는 농산물 가공 공방과 테마파크 형식으로 꾸며진 수제농장을 비롯해 유통망과 레스토랑까지 운영하고 있는 주식회사로 탈바꿈했다.
그는 통신판매 회원 4만6000세대를 모쿠농장의 응원단이라고 칭했다. 특히 연간 20만엔(한화 2040만원 가량) 이상을 주문하는 골드멤버 2000세대는 모쿠농장의 든든한 기반이다.
기무라 사장은 “한 세대가 쌀이나 햄 등을 하나씩만 주문해도 4만6000개가 된다”며 “모쿠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이들의 30% 가량도 통신판매 회원임을 감안하면 우리에게 큰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판매 회원이 되려면 가입비 2000엔(한화 2만400원 가량)만 내면 된다. 2년 동안 한번이라도 주문했던 이력이 있다면 회원자격은 그대로 유지된다.
농장에 와서 머무를 수 있는 숙박시설은 최근 200명 규모까지 넓혔다. 소시지나 빵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공방을 비롯해 딸기나 버섯 수확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보니 방학때는 예약이 쉽지 않을 정도로 인기다.
모쿠농장의 매출은 지난해 50억엔(한화 510억원 가량)을 웃돌았다. 2004년까지 수년간 25억엔 안팎에서 정체됐던 매출은 대도시 직영레스토랑 오픈을 계기로 2배로 껑충 뛰었다.
그는 “직접 농사를 지은 쌀과 채소, 가공품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리얼리티’가 다른 레스토랑과 차별화되는 모쿠만의 테마”라며 “연간 100~150만명이 직영레스토랑을 찾아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레스토랑에는 입구마다 식재료를 공급하는 농부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기무라 사장은 최근 니가타 시를 자주 다녀오고 있다. 오는 6월 오픈을 목표로 니가타 시에 ‘교육팜’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6차 산업화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추구하고 있는 것이 바로 ‘교육팜’이다.
기무라 사장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다 같이 행복해지는 이상을 실천하기 위해 식과 교육을 연결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먹거리 교육을 통해 알면 알수록 지역 농업이 얼마나 중요한 지 깨닫게 되고 장기적으로 자급률이 올라가는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국도 먹거리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식교육이 어렵다면 프랑스의 농업 교육이나 이탈리아의 슬로우푸드 운동을 생각하면 쉽다. 먹는 것과 농업의 연관성을 알아갈 수록 소비자는 자국의 농산물을 골라 먹는 안목을 키우게 된다.
모쿠농장의 직원은 정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다 합쳐서 1000명 안팎이다. 창업 초기 협동조합에 참여했던 농가들을 비롯해 전직원이 주식을 모두 가지고 있다. 모쿠농장의 직원이 되면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가 생기며, 자신의 역할이 끝나게 되면 주식을 내놓고 떠나게 된다. 창업주인 기무라 사장 역시 4년 정도 뒤에 주식을 반환하고 물러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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