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요즈음 ‘계기교육’ 관련 교육 뉴스들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세월호 계기교육’, ‘민주주의와 선거 계기교육’이 그것입니다.
조금은 생소한 단어인 ‘계기교육’이 왜 요즘 화두일까요?
계기교육은 학교 교육과정에 제시되지 않은 특정 주제에 대해 이뤄지는 교육입니다. 특정 기념일 또는 시사적인 의미를 가진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 이슈에 대해 학생들이 균형 잡힌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신문기사와 사설, 칼럼 등의 다양한 부교재를 통해 시사적인 사안들을 학생들에게 알기 쉽게 가르치는 수업입니다.
삼일절을 맞아 삼일절에 대해 선생님이 수업하는 것, 한국전쟁 기념일을 맞이해 한국전쟁에 대해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것 등이 대표적인 계기교육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차원에서 계기수업이 이뤄지고 있는데, 비정규직 법안의 문제점이나 반전 평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국가보안법 철폐 주장 등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던 사건들을 그 주제로 합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교조의 계기수업의 주제와 내용이 정치적인 편향성에 치우쳐 학생들을 의식화의 도구로 삼고 있다는 비판을 하기도 합니다.
특히 세월호 계기교육을 놓고 교육부와 전교조, 시ㆍ도교육청이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전교조가 각 학교에서 세월호 계기수업을 진행키로한 데 대해 엄중 대처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김동원 교육부 학교정책실장은 “전교조가 만든 ‘416 교과서’는 정치적 성격을 지닌 만큼 교육 자료로 활용해선 안된다”며 “교육의 중립성을 위반한 편향 교육이 발생하면 즉각 조사해 위법 사항은 징계 요구 등 엄정 조치하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교육부가 계기수업 내용을 가지고 징계 방침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것입니다.
교육부는 계기수업 자체는 초중등 교육과정에 명시된 교육의 한 형태인 만큼 학교장 승인을 거치면 학교 자율로 실시할 수 있지만 수업의 ‘내용’이 문제라는 입장입니다.
전교조가 계기수업에 활용하겠다며 발간한 이른바 ‘416 교과서’가 편향되고 검증되지 않은 내용을 담고 있어 사고가 미성숙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교재로서 부적합하다는 것입니다. 특히 이 교과서에 세월호 침몰 사고의 원인과 관련, 세간에 떠도는 의혹을 그대로 제기하는 내용, 박근혜 대통령을 마치 괴물로 묘사하는 듯한 내용 등이 실린 것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부정적인 국가관을 심어줄 수 있어 용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전교조는 세월호 참사 2주기를 맞아 4일부터 16일까지 ‘세월호 집중주간’으로 설정해 계기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교조는 “참사 2주기를 맞아 교실에서 아이들과 세월호를 말하고 세월호를 기억하겠다”며 “세월호 공동수업은 참교육의 과제”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리고 전교조는 오해와 우려의 확산을 막고 세월호 2주기 공동수업을 방해받지 않기 위해 ‘4·16 교과서’ 일부를 수정ㆍ보완해 보급한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괴물에 비유하는 것처럼 보여 논란을 불러일으킨 초등교사용 ‘4·16 교과서’의 일부 내용은 (인용된 동화) 작품의 전반부만 남기고 삽화는 다른 그림으로 대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교육부는 부당한 계기교육 금지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며 계기교육과 관련해교권을 침해하는 사례가 발생하면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시ㆍ도교육청은 세월호 계기교육을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입장입니다. 서울과 경기, 전북, 제주도교육청은 초·중·고교에 세월호 2주기 계기교육을 학교와 교사의 자율에 맡겨 진행하라는 공문을 내려보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에서 세월호 참사 2주기와 관련해 계기교육 수업을 실시할 경우 안전교육 강화, 학생의 자기결정권 등 인권 의식 강화 등의 내용의 내용에 대해 폭넓은 토론을 통해 지적 역량을 키우는 방향으로 교육할 수 있다”고 안내했습니다. 다만, 교육청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학생들에게 편향적인 인식을 갖도록 교육하는 방식은 지양할 것과 교육과정 편성ㆍ운영지침의 계기교육 절차를 준수하라고 당부했습니다.
test1011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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