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성범죄 피해자 교실 찾아오고…이사 가도 교도소에서 편지

-동네 주민 관계ㆍ가정 폭력 등 가까운 사이 문제↑

[헤럴드경제=김현일ㆍ김진원 기자] “1심 재판 도중에 아이 교실에 찾아 와서 피 묻은 토끼 인형을 주고 갔습니다. 합의를 안해주는 상황이었고요. 학교 CCTV 사각지대로 교실까지 들어와서 삼촌이라면서 주고 간 거에요. 문 살짝 열어서 앞에 있는 학생한테 이거 누구 줘라 그러면서 상자를 줬는데. 상자를 열어보니 피 묻은 토끼인형이 들어 있었어요.”

아동성폭력범죄의 피해자 가족 A 씨가 밝힌 보복 협박 범죄 사례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범죄 피해자 6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하고, 44명을 상대로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10일 연구팀에 따르면 범죄 피해자들이 밝히는 보복범죄 위협은 섬뜩했다. 피해자들은 자신의 범죄 신고로 인해 가해자가 형사처벌을 받자, 가해자나 그 가족이 자신에게 보복할지 모른다는 우려와 두려움에 시달렸다. 그 중 일부는 현실로 나타났다.

강력범죄 피해를 입은 후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결국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 피해자 B 씨는 병원에서 협박을 받았다.

B 씨는 “제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가해자 친구가 찾아와서, 합의를 안 봐주면 가만 안두겠다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저는 병원에 있는 게 두려울 수밖에 없죠”라고 했다.

이사를 했지만 가해자의 협박은 이어졌다.

B 씨는 “새로 이사 간 집으로 막 편지가 오는 거예요. 교도소에서 가해자 편지가 이렇게 오는데 어떻게 해야 됩니까? 한두 번이 아니고 세 통인가 그렇게 계속 왔었거든요. 자기가 왜 교도소 와 있는지를 모르겠고 내가 나가면 꼭 찾을 거다. 새로 이사간 집 주소를 알려줘 버리면 어떻게 하냐고 탄원을 했더니 그 다음부터는 저한테 안오고 아들 직장주소로 ‘니네 엄마 꼭 찾아볼 거다’며 편지를 보내는 거예요”라고 했다.

가해자가 피해자와 같은 동네 사람인 경우 이같은 보복 우려는 더욱 강해진다. 실제 한 동네에 살고 있는 가해자 가족이 피해자 집으로 찾아와 난동을 피우는 경우도 있었다.

또 다른 강력범죄 피해자 C 씨는 “가해자의 아빠가 술 먹고 와서 목을 졸랐어요. 경찰에 진술한 건 두 번째지만, 그거 외에 지금까지 실제로 한 건 네 번이에요. 접근금지 처분을 해도 소용이 없어요. 나는 합의를 해줬는데도 목 조르고 술먹고 와서 다 때려죽인다고 하고 갔어요”라고 했다.

보복에 대한 두려움은 가해자가 전 배우자, 전 애인처럼 친밀한 관계인 경우 더 강해진다. 또 가정폭력이나 친족성폭력 같은 가족내 범죄피해자인 경우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가정폭력 피해자인 D 씨는 “옆집에서 신고를 해서 경찰이 왔는데 차마 문을 못 열어주겠더라고요. 남편을 잡아가게 했을 때 복수하면 어떻게 하나”라고 했다.

어렵사리 가족내 범죄피해를 신고해도 보복폭행에 노출된다. 가해자가 구속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가정폭력 피해자인 E 씨는 남편에게 맞아 갈비뼈가 부러지고 눈 언저리가 찢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자녀들의 신고로 남편은 파출소에 갔지만 경찰관의 정강이를 발로 찬 행동에 대해서만 공무집행방해로 벌금 300만원이 나왔다. 그로부터 며칠 후 남편이 식칼을 들이대는 등 가정폭력에 시달렸다. 자녀의 신고로 남편은 경찰서에 갔지만 조사를 받은 그날 밤 집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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