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상현 기자]13일 치러진 20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 획득에 실패할 것이라는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로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에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일여다야(一與多野) 체제로 치러진 이번 선거가 ‘야당 심판’ 대 ‘정권 심판’ 구도로 박근혜 정부 집권 후반기의 운명을 가를 ’중간평가‘의 의미가 강했기 때문이다.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참패는 집권 4년차를 맞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심판인 동시에 레임덕(권력누수)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섣부른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각종 개혁 정책 역시 힘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총선 이후 본격화될 대선 국면에서 박 대통령의 당내 입지 또한 좁아지는 상황을 맞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새누리 참패?…박 대통령 국정운영 적신호?= 청와대는 출구 조사 결과에 대해 “투표 결과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내부적으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의 패배의 원인을 공천 과정에서 나타난 갈등과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이 빚어낸 결과로 보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며 ‘국회심판론’, ‘야당심판론’을 반복적으로 강조해 온 박 대통령의 승부수는 이번 선거에서는 통하지 않았고 오히려 계파 갈등, 일방적인 소통에 대해 염증을 느낀 유권자들의 ‘정권 심판론’의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총선에서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민심은 전국 최저(55.4%)의 낮은 투표율을 기록했고 야당과 무소속은 이 지역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새누리당의 참패가 확정될 경우 당장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법안 등 박 대통령의 개혁작업에 적잖은 난관이 예상된다. 여소야대 국회에서 입법 협조가 필요한 사안들에 줄줄이 제동이 걸려 공공,노동,금융, 교육 등 4대 개혁 등 국정 과제가 좌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최근 1년여 동안 국회와 대립각을 세운 박 대통령으로서 거대 야당이 주도하는 입법부는 국정 장악력을 떨어뜨리는 부담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총선 이후 본격화될 대선 국면에서 정국의 무게중심이 청와대에서 여당으로 이동하면서 박 대통령의 당내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대 국회에서 친박계(친박근계) 의원들이 비율이 높아져 박 대통령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청와대는 일단 19대 국회에서 법안 통과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행정부 차원에서 처리할 수 있는 개혁 작업에 매진한다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경제활성화 법안은 시간을 미룰 수 없는 시급한 사안“이라며 ”19대 국회에서라도 조속히 처리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새누리당 내에서 총선 패배를 둘러싼 책임론이 제기될 경우 친박, 비박계 의원들의 다툼으로 19대 국회에서 강력한 여당의 지지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정치, 외교, 경제 정책 기조도 흔들?=여소야대 정국에서는 현 정부의 정책 기조들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히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응한 개성공단 폐쇄 등 현 정부의 강경 일변도의 대북 압박 정책과 지난해 연말 한일 위안부 문제 협의 등 외교 정책들은 총선 이전과 같은 추동력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섣부른 예상도 있다.
일부 야당이 반대하고 있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등 안보 정책을 둘러싼 논쟁도 거세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또 개혁 입법의 처리가 지연되면서 야권에서 주장해 온 ’경제실정론‘의 비판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여권 일각에서는 과반 의석 실패를 보완하려면 제3당 진출이 유력한 국민의당과의 연정을 모색해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야당과의 관계에서는 박 대통령이 야당과의 소통과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만이 레임덕을 최소화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이날 일본 NHK방송은 “개표 결과, 여당의 획득 의석이 과반 목표를 밑돌면 임기가 2년 남은 박 대통령은 구심력이 저하돼 정권 운영이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방송은 이번 선거결과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둘러싼 한일 정부 간 합의 이행과 향후 북한에 대한 대응 등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bons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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