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박 교수, 위안부 강제성 부인하고 ‘매춘’ 표현으로 명예훼손” -박 교수 측 “검찰, 책 맥락 못 읽고 일부 단어로만 기소”
[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를 ‘매춘’으로 표현해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제국의 위안부’ 저자 박유하(59) 세종대 교수가 검찰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18일 서울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상윤)는 세 번째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박 교수 측의 무죄 주장과 검찰 측의 유죄 입증 계획을 면밀히 검토했다. 박 교수 유무죄 판단을 국민참여재판에 맡겨도 될지 아직 결정하지 않은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이날 양측에 간결한 프리젠테이션을 요청했다.
일반인 배심원이 ‘제국의 위안부’ 책 자체의 난이도, 해당 사안의 심도 등을 무릅쓰고 피고인에 대한 형사 처벌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지를 재판부가 따져보기 위해서였다.
쟁점은 박 교수가 책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부인했는지 ▷‘매춘’ 표현이 명예훼손인지 ▷‘동지적 관계’ 표현이 명예훼손인지 여부 등으로 맞춰졌다.
검찰은 박 교수가 ‘자발적 매춘부’ 등 표현으로 위안부 강제성을 부인했고, ‘매춘’, ‘동지적 관계’ 등 표현으로 할머니들 명예를 훼손했다며 유죄를 주장했다.
다만 검찰은 박 교수 책의 정확히 어느 부분이 어떤 이유로 허위사실인지 명확히 설명하지 못해서 재판부로부터 “다음 기일까지 보완하라”는 지적을 받았다.
박 교수 측은 ‘제국의 위안부’가 일본 행태를 비판할 목적으로 공익을 위해 쓴 책이므로 명예훼손에 해당되지 않고 책 내용은 허위사실이 아니라면서 “검찰은 앞뒤맥락을 자르고 일부 표현으로 기소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재판부로부터 발언 기회를 얻은 박 교수는 직접 검찰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교수는 “검찰은 내가 위안부의 강제성을 부인하고, 그들을 매춘으로 규정했으며, 그들이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하는 등 세 가지 거짓말을 했다며 기소했는데 이는 책을 제대로 읽지 못한 결과”라고 힐난했다.
그는 “내가 할머니들 만났을 때 강제로 끌려갔다고 말씀하신 분은 10분의 1도 되지 않았다”면서 “나는 강제동원을 인정하는 한편 강제로 끌려가지 않은 분도 많이 계신다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매춘’ 표현은 오히려 일본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썼던 것인데 검찰은 전후 맥락에 대한 고찰 없이 단어 하나에 집착한다”면서 “‘동지적 관계’ 표현은 당시 식민 지배라는 한일의 특수관계를 설명하면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위안부 문제가 20여년 고착화되면서 많은 할머니들이 돌아가셨고, 과거 인식과 연구를 지키려는 위안부 지원단체와 연구자들이 선의로 모순을 가리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양측 의견을 경청한 재판부는 국민참여재판 여부 결정을 다음 기일로 미루고, 이날 부족했던 내용에 대한 추가 의견서 제출을 요구했다.
위안부 피해자 유희남 할머니는 쌍방 동의하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다음 기일은 내달 23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jin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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