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원승일 기자] 올해부터 정년 60세 의무화가 적용되는 기업 10곳 중 6곳은 아직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임금피크제 도입이 늦어지면서 이들 기업의 신규 채용 여건도 어려워지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단계 정년연장 적용 대상 기업(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기업은 42.7%였다고 21일 밝혔다. 반면 연공형 임금체계를 직무ㆍ성과급 형으로 개편했다는 기업은 23.7%에 그쳤다.
올해부터 300인 이상 기업은 정년 60세가 의무화되고 내년에는 300인 미만 사업장으로 전면 확대되지만 임금피크제 도입, 임금체계 개편도 하지 못했다는 기업은 46.0%에 달했다.
더구나 응답 기업 10곳 중 6곳(67.3%)은 “정년연장제도의 악영향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인건비 증가(53.0%ㆍ복수응답), 신규채용 축소 등 인력운용 애로(23.7%), 고령 근로자 비중 증가에 따른 생산성 저하(21.7%)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정년연장이 청년 일자리 축소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봤다.
응답 기업의 42.3%는 “정년연장으로 신규채용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중 올해 정년연장 대상 근로자가 있는 기업 52.0%가 이 같이 답했다. 올해 대상자가 없는 기업의 응답률은 35.6%였다. 이들 기업 중에는 올해 신입 직원을 채용할 계획이 없다거나 퇴직 대상자들의 정년이 연장돼 신규 채용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다고 답했다.
한국보다 앞서 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1970년부터 임금체계 개편을 유도하고, 18년이 지난 1998년 정년 60세를 의무화했다.
일본의 경우 1997년 기업이 정년연장의 충격을 흡수할 보완 장치를 마련한 것을 확인한 뒤 이를 제도화해 부작용을 최소화했다. 일정 연령대 승급정지, 직책정년제 도입, 일정 연령 이후 임금삭감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김인석 대한상의 고용노동정책팀장은 “정년연장이 기업의 신규채용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구시대적 임금체계와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개선하는 일에 정부와 기업, 노동계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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