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국전력이 고위직에 대해 인건비 수백억원을 펑펑 써 해당 금액만큼 신규 채용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한전에 대한 기관운영감사 결과를 공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전은 퇴임을 앞둔 3급 이상 고위직을 편법으로 정원 외 인력으로 관리했고, 279억원의 인건비를 추가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금액만큼 신규 채용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하위직급에 대한 결원이 불가피해 임금피크제 도입 취지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한전이 사회봉사 실적을 이유로 음주 운전을 하다가 적발된 직원 8명에 대한 징계를 감경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획재정부 소관인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의 인사운영 지침에 따르면 징계 내용과 관련이 없는 사회봉사 실적으로 징계 수준을 감경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한전은 사회봉사 실적에 따른 징계 감경제도를 운영해 왔다.

한전이 발전소 주변 지역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이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사실도 이번 감사에서 적발됐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전은 전기요금의 3.7%를 징수해 전력산업기반기금을 조성하고 있다. 전력산업기반기금은 원자력발전소 등의 발전소 주변 지역에 대한 지원사업을 위해 사용된다.

그런데 한전은 지원사업 과정에서 지자체 사업의 타당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았다. 2014년 기준 지자체가 한전으로부터 기금을 지원받고 현장에서 집행되지 않은 금액은 21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울진군은 2010년 부지확보도 하지 않고 사업추진 계획을 제출해 한전으로부터 3년간 22억10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사업은 5년이 지난 2015년 12월까지도 추진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전은 사업 시기에 대한 검토도 하지 않고 2011∼2015년 전남 영광군에 98억원을 지급하기도 했다. 이 사업의 실질적인 집행 금액은 3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전을 상대로 장기간 집행되지 않은 전력산업기반기금에 대해 회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또 한전이 2012년 7월∼2015년 12월 민간업체와 전기검침용역 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가격평가 최고점을 받은 기업을 탈락시킨 사례도 적발됐다. 이 업체 대신 한전 퇴직자 모임이 출자한 단체를 포함한 6개 단체가 52건의 계약을 수주한 사실도 추가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한전을 상대로 실질적인 경쟁이 이뤄질 수 있는 계약방식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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