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슈섹션] 선로를 벗어난 기관차는 10m 높이의 비탈이 시작되는 곳에 처박혀 있었다. 기관차와 가까운 객차 2량은 다른 객차와 완전히 분리돼 선로를 가로지르며 위태롭게 기울여져 있었다.

철제 전신주처럼 보이는 철도시설물은 탈선한 열차에 부딪쳐 쓰러졌고 날카로운 모서리는 객차 차장 안쪽까지 파고들었다. 가까스로 탈선을 모면한 객차에는 사고 충격으로 일부 창문이 깨져 있었고 주위에는 유리와 철제 파편이 너부러져 있었다.

22일 오전 3시41분께 전남 여수 율촌역(전라선)으로 진입하던 용산발 엑스포행 무궁화호 1517호는 곡선구간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운행하다 탈선했다. 주변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22일 새벽 3시41분께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역 부근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에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긴급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대성 기자/parkds@heraldcorp.com
22일 새벽 3시41분께 전라남도 여수시 율촌역 부근에서 발생한 무궁화호 탈선사고에 코레일 등 관계자들이 긴급 투입돼 복구작업을 벌이고 있다. 박대성 기자/parkds@heraldcorp.com

이 사고로 기관사 양모(53) 씨가 숨지고 승객 정모(55) 씨 등 8명이 부상했다. 사고 규모와 비교하면 인명피해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구조당국 측은 설명했다. 이 열차에는 승객 22명, 기관사 2명, 승무원 3명 등 총 27명이 타고 있었다. 평일 새벽시간이여서 승객이 많지는 않았다고 코레일 측은 덧붙였다.

승객들의 상당수가 탈선하지 않는 뒤쪽 객차에 타고 있었던 것도 인명피해가 줄어든 이유로 분석되고 있다.

승객들은 탈선 충격과 소음에 깜짝 놀랐지만 비교적 차분히 사고 현장을 빠져나와 안전지대에서 119구조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순천지역 병원 2곳으로 분산된 승객들은 치료를 받고 대부분 집으로 돌아갔다.

생존한 기관사는 병원에 남아 치료와 조사를 받았고 숨진 기관사의 시신은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다.

사고 현장에는 150t급 철도복구용 대형 기중기가 투입됐다. 새벽시간이었지만 구조와 수습, 복구 작업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탈선하지 않은 객차들은 인근 순천역으로 회송했다.

크레인 등 중장비가 가동되면서 전복된 기관차와 넘어진 객차를 선로에서 꺼내는 작업에 활기를 띠었다. 오후 들어 파손 정도가 덜한 객차 2량을 선로에 올려 순천역으로 견인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선로를 완전히 벗어난 기관차와 객차는 선로 구간 가장자리로 옮기고 열차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차선’ 보수공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발생 약 25시간 뒤인 23일 오전 5시까지 복구를 마치고 중단된 열차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