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중국의 차세대 주자로 꼽히는 천민얼 구이저우성 당서기가 지난 19일부터 23일까지 방한 기간 중 박원순 서울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야권 잠룡을 잇달아 만나 주목된다. 천 당서기는 외교부의 유력 지방정부 지도자 초청 프로그램으로 방한했다.

천 당서기는 25명으로 구성된 중국 권력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원에 포함된 인물은 아니다. 그러나 천 당서기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저장성 서기를 할 때 선전부장을 맡는 등 대표적인 심복으로 평가 받는다.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중임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시 주석의 임기가 끝나는 2022년에 후춘화 광둥성 서기, 쑨정차이 충칭시 서기와 함께 차기 중국 지도자로 거론되는 등 장래가 촉망되는 인물이다.

그가 한국을 찾은 건 우선 낙후된 구이저우성 개발의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서다. 천 당서기가 구이저우성 당서기로 부임한 것은 지난해 중국 정부가 추진 중인 ‘서부대개발’ 정책의 핵심 지역인 이 지역의 경제개발 특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이장성은 최근 3년 연속 중국 경제성장률 3위 안에 들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천 당서기는 구이저우성 발전에 한국의 경제발전을 많은 부분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구이저우성은 성 전체가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평가되는 곳으로, 관광산업에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지난 21일 서울시청에서 박 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천 당서기는 “서울 관광환경이 잘 조성돼 있고 ‘서울관광 불평제로’ 정책이 굉장히 인상깊다”며 서울의 관광 정책을 배우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안 지사를 만나서는 ‘우호교류 강화 공동성명’을 채택, 양 지역의 공동 번영을 위해 관광상품 공동 개발과 경제교류 등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하지만 ‘포스트 시진핑’으로 꼽히는 천 당서기의 방한을 단순한 실무적 차원으로 보기엔 한계가 있다. 특히 야권의 유력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박 시장과 안 지사를 연이어 만난 것은 한ㆍ중 잠룡의 만남이란 점에서 주목된다.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천 당서기의 방한은 지방부흥이란 실질적인 목적 외에 양국 미래 정치 지도자가 서로 친분을 쌓아놓고 리더십을 넓혀 놓는 복합적인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5년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당대표 시절 시진핑 당시 저장성 당서기를 만나 우호를 다진 것을 계기로 이후 대통령과 국가주석이 된 뒤 양국 관계가 진전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실제 천 당서기는 박 시장과 안 지사를 만나 개인적인 친분을 쌓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는 박 시장의 저서 ‘경청’이 중국에서 대히트했다면서 “중국인들이 한강의 기적을 많이 알고 있고 박 시장 취임 후에 서울에 더 많은 기적을 만들어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구이저우성을 와보면 중국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이해할 수 있다”며 박 시장을 초청했다. 안 지사를 만나서는 충남도청 앞 정원에 느티나무 기념식수를 하는 등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돋웠으며 저녁 식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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