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우 기자] 해운 조선 철강 등 구조조정 대상 업종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기업의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 인상 자제를 적극 요구하고 나섰다.

이기권 고용노동부장관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30대 그룹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청년고용 확대와 기존 근로자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가 대타협에서 약속한 대로 근로소득 상위 10% 임직원의 임금인상 자제를 통해 청년일자리를 확대하고, 협력업체·비정규직 근로자 처우개선에 나서 줄 것을 강력히 요청했다.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에 따르면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수준을 100으로 봤을 때 대기업 비정규직은 64.2, 중소기업 정규직은 52.3, 중소기업 비정규직은 고작 34.6에 불과하다.

정부가 대기업의 임금인상 자제를 적극 요청한 것은 대기업 정규직의 임금수준이 국민소득이나 산업경쟁력에 비춰 지나치게 높다는 판단에서다. 우리나라 업종별 대표기업의 국민총소득(GNI) 대비 임금수준을 보면 자동차는 3.40배로 세계최고의 생산성을 자랑하는 도요타(1.79배)보다 높다. 조선은 2.64배로 일본 미쓰비시중공업(1.74배)보다 높다. 정유는 2.94배로 일본 정유업계 1위인 JX홀딩스(2.61배)를 넘어선다. 은행도 2.94배에 달해 세계적 금융기업인 미쓰비스UFJ(2.36배)보다 높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현대차 정규직 근로자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인당 9600만원으로 독일 BMW의 평균 임금 6만6000달러(7500만원)보다 높다. BMW의 생산차량이 현대차보다 훨씬 고부가가치 차량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선뜻 수긍하기가 힘들다.

이에 정부는 300인 이상 사업장 및 공공기관의 연봉 1억원 이상 임직원 등을 대상으로 임금인상 자제를 집중 지도할 방침이다. 특히, 동종 업종에 비해 GNI 대비 임금수준이 높은 자동차, 정유, 조선, 금융, 철강 등 5개 업종과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에 대해서는 동참을 강력히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기준 고용형태별 근로실태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300인 이상 사업장의 상용직 근로자 중 상위 10%의 임금수준은 1억346만원이다.

1인이상 사업장 근로자 중 근로소득 상위 10% 수준인 연봉 6800만원 이상 임직원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임금인상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협력업체 비정규직 처우개선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사내근로복지기금 등을 활용할 경우에는 세제지원을 한다.

이 장관은 “상위 10% 대기업·정규직의 양보를 토대로 청년 고용을 늘리고 대·중소기업간 격차를 완화하자는 것은 노사정 대타협의 근본정신”이라며 “모범을 보여야 할 공공기관과 더불어 사회적 책임이 막중한 30대 그룹 대기업들이 선도적으로 실천해야 현장 확산이 이루어지고 청년고용 문제도 해결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임금피크제 도입 등 직무·성과 중심의 임금체계 개편과 공정인사 확산 등 노동개혁 핵심과제의 현장실천에 대기업들이 솔선해 선도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