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최악의 시나리오였다.” 20대 국회에 입성한 민경욱 새누리당 당선자(인천 연수 을ㆍ사진)에게 선거 기간 에피소드를 묻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의 출마선언문이 유승민 의원의 연설문과 유사하다는 논란이 있었기 때문이다. 보좌진의 실수였지만 결국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이었다. 최악의 실수는 오히려 진정성을 보일 계기가 됐다.
그는 위기를 극복하고자 100일 가까이 매일 아침 유권자들과 만났다. 그날 함께 인사해준 시민 숫자를 일일이 셌다. 23명으로 시작한 ‘응답’은 532명까지 늘었다. 민 당선자는 “영하 18도에도 밖에 나와 인사하는 모습에 ‘저 사람 열심히 하는구나’ 하는 입소문을 탔다. 그게 주효했다”라고 말했다. 첫 도전에 경선ㆍ본선에서 쟁쟁한 상대 후보들을 제치고 초선 의원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는 얘기다.
▶청와대의 ‘입’에서 국회 소통 위한 ‘입’으로=민 당선자는 TV와 청와대의 ‘입’이었다. 1991년 KBS에 입사해 워싱턴 특파원 등을 거쳐 메인 뉴스 앵커로 활약했다. 2014년에는 청와대의 러브콜을 받고 대변인으로 약 20개월 일했다.
그리고 총선에서 패배하고 당 내외적으로 소통이 절실할 때 국회의원이 됐다. 비록 아직 초선의원이지만 각오는 남다르다. 그는 “주제넘지만 부름을 받는다면 당청 사이, 당내 계파 사이 그리고 다선과 초선 사이 소통에서 신명을 바쳐 일할 것”이라고 힘 주어 말했다. 총선에 참패한 새누리당 안팎으로 당 쇄신 요구가 빗발친다. 민 당선자도 계파 쇄신이 꼭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친박, 비박을 태운 새누리당이 전복될 위기인데 더 싸우면 어리석은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위기의 원인으로 ‘수직적인 당청 관계’를 지목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 “한쪽(당)에선 수직적이라고 하지만 한쪽(청와대)에선 당이 엇나가려 한다고 본다. 여당이라는 건 대통령을 배출했다는 뜻 아닌가. 토론하되 지향점으로 같이 가면서 당청이 공생해야 한다”는 게 민 당선자의 생각이다.
▶인천 토박이의 ‘통(通)’하는 인천 만들기=민 당선자는 인천 토박이로 초ㆍ중ㆍ고교를 인천에서 다녔다. 가족들의 생활 터전도 인천이다. 그만큼 지역에 무엇이 필요한지 오랫동안 보고 들었다. 우선 통하는 인천을 만드는 것이 그의 제1 목표다. 민 당선자는 “주민들의 가장 큰 염원인 GTX(광역급행철도)를 추진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항만ㆍ항공을 통해 인천에 오는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이 지금은 교통이 불편하니 빨리 서울 갈 생각만 한다. 하지만 (GTX가 건설되면) 인천의 숙박, 컨벤션 센터에 머물다 일 있을 때만 서울에 다녀오고, 인천이 발전하게 된다”는 구상이다.
난점은 GTX가 착공되더라도 10년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은 지금 15~25분으로 배차 간격이 넓은 M버스 노선을 신설ㆍ확충할 것이다”라고 약속했다.
▶‘제2의 민경욱’ 나오는 세상=국회의원으로 새 삶을 시작한 민 당선자의 목표는 뭘까. 그는 “제2, 제3의 민경욱이 나오는 세상을 꿈꾼다”고 했다. 그는 10평 남짓 방에서 다섯 식구가 모여 살며 노점에서 어묵을 팔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여유롭지 못한 상황에서도 집념과 노력으로 언론인과 청와대 대변인을 거쳐 국회의원이 됐다. “청년들이 좌절감을 느끼지 않고 노력하면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정치인 민경욱, 사람 민경욱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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