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랑스)=한희라 기자]국내 손해보험사들은 최근 자동차보험료 릴레이 인상에 나섰다.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자동차보험 손해율로 인한 적자분을 만회하기 위한 선택이다.
보험료 인상을 막으려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낮아져야 한다. 그러러면 교통사고가 줄어야 한다.
선진국인 프랑스의 경우 이같은 기본 원리를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사회적 비용 감소와 자동차보험 손해율 축소라는 선순환을 실현해내고 있었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강력한 처벌을 적용하는 동시에 어릴적부터 꾸준한 교육을 진행하는 등 사전 예방과 사후 대응 노력이 결실로 이어진 결과다.
▶과속 벌금 프랑스 200만원 vs 한국 12만원=프랑스에서 한 해 발생하는 교통사고 사망자는 3268명(2013년 기준)에 달한다. 한국은 같은 해 5092명이었다. 총인구를 감안하면 프랑스의 교통사고 사망 비율은 한국의 절반 수준이다.
프랑스 정부가 음주운전과 안전벨트 미착용, 과속운전을 교통사고 사망의 ‘3대 주범’으로 보고 범칙금과 징역 등 강도높은 법규를 도입한 결과다.
과속 범칙금의 경우 50㎞/h를 초과하면 1500유로( 200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50㎞/h 초과 운전이 2번 이상 적발되면 3750유로(500만원)의 벌금과 3개월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규정 속도를 60㎞/h 이상 초과할 경우 벌금이 12만원(벌점 60점)에 불과하다.
‘와인의 나라’로 불리는 프랑스에서 음주운전에 대한 규제는 특히 엄격하다. 음주운전이 교통사고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심각했기 때문이다.
버스기사와 경력 3년 미만의 초보운전자의 경우 혈중 알코올농도의 기준치를 0.02%미만으로 일반 운전자의 0.05%에 비해 엄격하게 정하고 있다. 관광버스 운전사는 운전대를 잡기 전 음주 측정을 통과해야 시동이 걸리며, 음주운전 경력이 있는 운전자 역시 자기차에 음주운전 시동잠금장치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혈중 알콜농도 0.08% 이상이면 4500유로(600만원)의 벌금과 2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파리 본사에서 만난 크리스토프 하몽 프랑스 도로안전협회(La Prevention Routiere) 연구이사는 “속도 제한, 음주 처벌 등 강력한 법규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줄이는데 큰 기여를 했다”면서 “2020년까지 교통사고 사망자 수를 연간 2000명으로 줄인다는 목표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로안전협회는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보험사가 중심이 되어 만든 민간협회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프랑스는 지난 1972년 1만8113명이던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지난해 3464명(인구 10만명당 5.1명)으로 43년 만에 79.1%가 줄었다. 인구 10만명 당 교통사고 사망자 수가 10.1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고 수준인 한국에게 프랑스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자동차 손해율 감소, 보험료 인하로 이어져=우리나라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26조원에 달한다. 국내 자동차보험료는 연간 총 14조7000억원이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1%포인트 오르면 전체적으로 1400억원대의 손실이 나고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프랑스는 자동차 사고 감소 노력을 통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매년 낮아지고 있다.
지난 2010년 85%이었던 프랑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지난 2011년 83%, 2012년 81%, 2013년 82%로 감소했다.
반면 국내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11년 82.3%에서 2012년 84%, 2013년 86.8%, 2014년 88.4%로 상승곡선을 그렸다.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 프랑스 민간 보험사들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보험사들은 1995년 이후 모든 업체가 매년 영업이익의 0.5%를 교통안전에 투자하도록 의무화 하고 있다.
보험사 악사(AXA)의 경우 지난 1984년 교통사고 예방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악사 프리벤션을 만들었다. 셀린 수브린 악사 프리벤션 사무국장은 “교육자료 출판, 위험에 대한 인식 개선, 언론 홍보 활동 등을 펼친다”면서 “초보 운전자가 음주를 했을 경우 1년에 5회까지 택시비를 지원하는 등 다양한 보험 서비스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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