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순식 기자] 자율협약 개시 이후 수조원의 자금을 지원받은 뒤에도 결국 STX조선이 법정관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기타 중소형 조선사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STX조선은 이달 말 운영자금 고갈로 부도가 확실시됨에 따라 향후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청산 절차에 들어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자율협약 체제로 운영 중인 성동ㆍSPPㆍ대선조선 등 다른 중소형 조선사 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중소 조선사의 맏형격인 STX조선이 사실상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다른 중소형 조선사의 구조조정에도 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기 때문. 금융권에 다르면 현재 성동조선과 대선조선에 대해선 향후 수주 절벽이 지속된다는 전제를 기반으로 스트레스테스트가 진행 중이다. 결과는 이르면 이달 말경 나온다.

이 테스트 결과에 따라 성동조선과 대선조선도 STX조선의 경우처럼 법정관리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을 배재할 수 없는 실정이다.

지난해 중소 조선사 중 유일하게 흑자로 돌아서며 회생의 불씨를 이어가는 듯 했던 SPP조선의 매각 협상도 불발 위기에 처해 있다.

중소조선사들이 이처럼 사실상 기업의 생사를 가를 존폐 위기에 처한 데는 유가하락과 해상 물동량 감소 등으로 세계 선박 발주량이 감소해 수주량이 크게 줄어든 점이 크게 작용했다. 결국 금융당국도 지난달 구조조정에 대한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중소조선사에 대한 통폐합ㆍ매각 가능성의 대원칙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구조조정 과정에서 여러 문제점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의 통폐합 아이디어가 대표적이다. 2014년 하반기 시장에서는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에 대한 통합ㆍ합병 아이디어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는 두 회사가 가진 장점을 합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했다. STX는 건조 기술력에서 성동조선은 야드 등 설비 경쟁력에서 강점을 가진 만큼 이들이 결합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이 논의는 채권단 사이에서 이견을 보이며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또 채권단의 보수적인 지원도 중소 조선사의 경영 악화를 불러온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해 말 자율협약 중이던 SPP조선은 유조선 8척을 수주하고도 채권단 일부에서 환급보증서(RG)의 발급을 거부함에 따라 수주가 취소되기도 했다. 결국 뒤늦게 채권단이 지난 2월 신규 수주 건에 대해 RG를 제공하기로 입장을 바꿨지만 이미 SPP조선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진 상태였다. 이는 회사의 경쟁력을 크게 갉아먹는 요인이 됐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조선업에 대한 큰 그림이 부족한 상황에서 부족한 자금일 지원해가며 추후 정상화를 기대했던 판단이 결국 오늘의 중소조선사 동반 몰락을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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