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에 실적부진 감원 1순위 대부분 창업등 아예 업계 떠나
증권사의 ‘꽃’이라 불리는 애널리스트(연구원)들이 최근 구조조정 한파에 짐을 챙겨 여의도를 떠나고 있다.
박스피에 갖힌 증시에 증권사 실적도 신통치 못하자, 인력조정의 대상 1순위로 연구원이 꼽히면서다.
연구원 대부분이 계약직신분이라는 점도 이탈 러시를 부추긴다.
특히 최근 증권사간 인수합병(M&A)이 많아지면서, 중복분야 조정에 따라 이들의 입지도 더욱 좁아지고 있다.
▶구조조정 1순위…애널 1000명 시대 끝?= 7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전체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2011년 1455명에서 2일 현재 1072명으로 5년만에 26.32%가 줄었다. 연구원 1000명 시대가 막을 내리는 것도 시간문제다.
인력 감축의 칼날은 연구원에게 더 가혹하다. 주요 20개 증권사 연구원은 지난 2011년 868명에서 2015년 592명으로 32.07% 줄었다. 같은기간 증권사 임직원수는 2만9209명에서 2만4413명으로 16.42% 감소해 2배 더 큰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의 경우 미래에셋대우와 미래에셋증권의 합병, 현대증권과 KB투자증권의 합병이 예정돼 있는데다 하이투자증권도 매물로 나와 있어, 연구원의 숫자는 더욱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의 통합으로 출범한 NH투자증권의 경우 2011명 94명이던 애널리스트 수가 현재는 73명까지 줄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인력조정이 있었다기보다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기업 분석에 대한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업계 한 관계자는 “기업분석 수요가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나, 회사의 의지가 없다고 보긴 힘들다”며 “애널리스트들은 다 계약직 신분으로, 구조 조정을 당하기 전에 스스로 짐 싼다고 보는 것이 어쩌면 더 타당하다”고 말했다.
▶사라진 애널들은 어디로?= 그렇다면 증권사를 나간 연구원은 어디로 간 것일까. 헤럴드경제가 금융투자업계에 등록된 인원 중 올해 5월에 떠난 20명의 이력 여부를 확인한 결과 1명만이 증권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이동했고 나머지 19명은 아예 업계를 떠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업계 한 리서치센터장은 “경험적으로 볼 때 그만 두는 10명이 있다면 그 중 5명 가량은 업계를 떠난다고 봐도 된다”며 “상당 수는 개인 매매로 돌아서기도 한다”고 밝혔다.
40대 한 연구원은 “퇴사한 선후배들은 직투(개인 매매), 이직, 창업으로 빠진다”며 “경력과 전혀 상관없이 음식점을 차리는 경우도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남은 소수의 행보는 엇갈린다. 젊은 층은 자산운용사로, 10년이상 경력자는 기업 IR(기업설명)이나 연구소로 이동한다.
다른 리서치센터장은 “젊은 일부 연구원은 바이사이드(기관투자가) 측면에서 운용 노하우를 배워 돈을 벌어보자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며 “경력 5~6년까지 증권사나 자산운용사나 급여 수준에서도 큰 차이가 없어 이직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한 관계자는 “경력이 있는 인원들은 안정성을 찾아 기업 IR 담당이나 은행ㆍ보험사의 연구소로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기업들과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한빛ㆍ김지헌 기자 //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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