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ㆍ배두헌 기자]경찰교육원 내 대형 골프장 건설 과정에서 밀린 임금을 받지 못한 용역업체 직원들이 과격한 시위를 하며 사태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K 용역업체 대표와 직원 등은 지난달 30일 경찰청 앞에서 “경찰교육원과 악덕 건설사는 영세 노동자 20여명의 밀린 임금 1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시위를 했다. 이 과정에서 시위자 중 1명이 몸에 석유를 뿌리고 분신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소화기를 든 경찰과 대치하는 등 소동이 발생했다.
K 용역업체 대표에 따르면 충남 아산에 위치한 경찰교육원은 지난 2011년 7월 체력단련장이라는 이름으로 교육원 내 40만㎡ 규모의 골프장 공사를 발주하고 골프장건설 전문업체 D건설과 계약을 맺었다. D건설은 계약 후 영세업체인 J건설에 이를 하청했고, J건설은 이 공사를 다시 일용직 노동자들이 소속된 K 용역업체에 맡겼다. 경찰에서 용역업체까지 4단계의 하청계약이 이뤄진 것이다.
문제는 공사 진행 중 J건설이 부도 위기에 처하면서 발생했다. J건설은 자금난을 겪으면서 용역업체 소속 일용직 노동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지 못했고, 원청업체인 D건설은 J건설과 합의해 용역업체에 작업 건당 입금을 직접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J건설에 실제로 부도가 나 대표가 잠적하면서 D건설은 용역업체에 직접 지급하던 임금을 중단키로 했다. 업체 부도 상황에서 임금을 지급할 경우 비용을 이중지급하는 등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간 업체가 사라지면서 임금을 받지 못한 용역업체는 경찰교육원에 수차례 문제를 제기했지만, 발주자인 경찰은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 경찰교육원 측은 초반에는 “발주자인 우리가 하청업체 대신 임금을 지불할 수 있으니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했다가 “알고보니 법률상 불가능하다”며 입장을 바꿨다. 이후에는 “당사자 간 민사소송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며 뒷짐을 지는 등 무책임한 태도로 용역업체를 두 번 울렸고, 결국 용역업체 직원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올해 들어 부랴부랴 수사에 착수했다.
K 용역업체 직원들은 “공공기관인 경찰이 발주한 사업이기 때문에 이렇게 억울한 일은 없을 줄 알았다”며 “여사장 혼자 시위할 때는 나몰라라 하더니 석유를 뿌리고 극단적으로 항의하니 이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경찰에 대한 불만을 표출했다.
경찰교육원 관계자는 “약속된 대금을 건설사에 전부 지급했고 용역업체 임금을 내어줄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도 “문제 해결의 기회가 오면 향후에는 더욱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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