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정 기자] “얼마 전에 어린 여자애 누구였더라? 만났는데 ‘오빠 갤레기 써요?’라고 하더라” (가수 성시경)
가수 성시경이 과거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언급한 말이다. 이는 10대들이 생각하는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에피소드로 꼽힌다. 40대 성시경은 저 에피소드 이후, 최근까지도 여전히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ICT업계에선 ‘갤럭시=아재폰’으로 굳혀진 삼성 스마트폰의 이미지를 바꾸기가 좀처럼 쉽지 않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성시경처럼 여전히 갤럭시폰을 선호하는 40대 이상의 ‘충성도’는 공고하지만, 그만큼 10대들의 아이폰 쏠림 현상도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 시장 특수로 꼽히는 수능 이후 그 현상은 더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능을 끝낸 10대들을 겨냥해, 이달들어 통신사들의 공시지원금도 애플 아이폰에 집중되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은 이달 애플 아이폰16의 공시지원금을 기존 26만원에서 45만원까지 확대했다. KT 역시 같은 모델의 공시지원금을 24만원에서 45만원으로 늘렸다.
삼성은 갤럭시 아재폰 이미지 벗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 중이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목소리가 만만치않다.
지난 7월 한국갤럽이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69%는 삼성 갤럭시, 23%는 애플 아이폰을 쓴다. 전체 점유율만 보면 삼성이 독보적이지만, 젊은층의 결과는 정 반대다. 18세에서 29세 응답자는 64%가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다.
10~20대의 공고한 애플선호 현상은 유명인들의 영향이 적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아이돌 등 젊은층에서 영향력이 큰 유명인들이 아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자주 노출되면서 ‘아이폰을 쓰지 않으면 트렌드하지 않다’는 암묵적인 이미지까지 형성된 탓이다.
대표적으로 지난달 아이돌 그룹 보이넥스트도어 멤버가 아이폰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들은 최근까지만 해도 삼성 갤럭시 스마트폰을 협찬 받았다. 협찬이 종료되자 마자 아이폰을 갈아탄 것이다.
이에 앞서 과거에는 블랙핑크 지수가 삼성 갤럭시 모델이 종료된 후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과 함께 “와우 겨우 바꿨다. 새로운 전화, 귀여운 케이스”라는 게시물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업로드해 입방아에 오르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모델로 젊은층 선호도가 높은 유명인들을 적극 기용하고 있는 점도 영향을 미치는걸로 보인다”며 “삼성도 최근에는 폴더블폰 플립을 통해 젊은 고객이 많이 확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고정된 이미지가 바뀔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