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성탄절을 앞두고 미국에서 트리용 나무를 재배하는 농부들이 기후 위기, 노동력 감소, 고물가 삼중고에 빠졌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에서 크리스마스 트리용 나무를 재배하는 지역이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보면서 해당 지역 농부들은 고심에 빠졌다.
외신은 트리용 나무 중 가장 인기가 많은 ‘프레이저 전나무’가 많이 생산되는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농부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지역은 미국 전체 프레이저 전나무의 25%가량이 생산되는 도시다.
하지만 허리케인 ‘헐린’이 발생하면서 나무 공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5월 노스캐롤라이나를 강타한 헐린은 해당 주에 530억 달러의 피해를 입히면서 역대 허리케인 피해액 중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리 워커 노스캐롤라이나 재배협회 부국장은 “올해는 노스캐롤라이나 농가에게 가장 힘든 한 해”라며 “농가가 다방면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 농부 에이버리는 “전체 농장 3분의 1가량인 6만 그루를 잃었다”고 WSJ에 말했다. 그뿐만 아니라 프레이저 나무는 트리용으로 사용하려면 10년가량 걸려, 이번 홍수 피해가 향후 트리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전망이다.
농장에서 일할 노동자가 부족한 것도 문제다. WSJ은 해당 지역 농부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 취임을 앞두고 이민 단속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지역 농부 바르는 “트리용 나무 수확기에는 필요한 인력은 700명에서 2500명이 늘어난다”며 “우리 지역은 대부분 노인이나 은퇴자로 구성돼 외국인 노동자 없지 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물가로 미국산 트리 가격이 오르는 것도 농부들을 어렵게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아있는 나무를 잘라서 트리로 만드는데 거부감이 있는 젊은 세대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싼 중국산 인공 나무 구매가 늘었기 때문이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2002년 이후 미국 전세 인구가 16%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수확되는 트리용 나무의 수는 30% 감소했다.